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잇따른 안전진단 고배…재건축 문턱 여전한데 집값은 계속 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2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준공 37년차 고덕주공9단지 1차 안전진단 뒤집혀 재건축 불가 판정
목동 신시가지 이어 적정성 검토에서 좌절하는 단지 여전
그러나 공급 대책 흔들리며 여전히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 중

잇따른 안전진단 고배…재건축 문턱 여전한데 집값은 계속 뛴다 서울 대모산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2021.6.11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준공 37년차인 서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가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했으나 노후 대단지들은 안전진단의 높은 벽에 여전히 정비계획 수립조차 못하고 있다. 제도 개선 건의에도 국토교통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집값 상승 앞에 주춤한 오 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고덕주공9단지도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에서 고배…"기준 현실과 동떨어져"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난 11일 강동구청에 고덕주공9단지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결과 유지보수 판정인 C등급(62.70점)이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이 아파트는 2018년 2월 예비안전진단 통과 후, 지난해 12월 1차 정밀안전진단(민간기관)에서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51.29점)을 받았다.


D등급의 경우 공공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국토안전관리원)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그 결과 최종 점수가 10점 이상 오르며 재건축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아파트는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D등급) 외에 구조안전성, 주거환경, 비용분석 등 모든 항목에서 C등급을 받았다.


1차 진단과 적정성 검토 결과가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서 재건축을 기대한 주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고덕주공9단지 소유주는 "적정성 검토 결과가 적절했는지 따져보기 위해 강동구청, 국토부, 국토안전관리원에 집단 민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9단지, 11단지에 이어 고덕주공9단지까지 적정성 검토 단계에서 재건축이 좌절되면서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2018년 주거환경(40%→15%)보다 구조안정성(20%→50%)을 중점에 둔 방식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했다. 그 결과 노후화로 인해 주민 실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재건축이 어렵게 됐다.


이에 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한 오 시장은 취임 이후 국토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개선 가능성이 낮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청문회 당시 "안전진단은 구조안전, 노후불량 정도 등 재건축 필요성을 검증하는 수단"이라며 "제도 본래 취지와 달리 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최근 오 시장과의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회동에서도 이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분위기도 가라앉은 모습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6단지의 경우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54.14점)을 받았지만 제도 개선까지 적정성 검토를 보류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는 시장 안정세를 고려해 추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문턱 여전하지만 흔들리는 공급 대책에 집값 상승은 계속

그럼에도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에 서울 집값은 지속적으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2%로 2019년 12월 셋째 주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신도시 추가 공급 계획이 담긴 2·4대책 발표 이후 둔화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가파른 V자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과천정부청사 공급 계획이 주민 반발에 부딪혀 백지화하고 태릉골프장, 용산캠프킴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 것이다.


오 시장이 정비사업 활성화를 약속하면서 특히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압구정동·목동·여의도동·성수동 재건축·재개발 추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규제의 강도를 높였지만 오히려 외곽 집값만 자극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중저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는 6월 둘째 주 0.25% 올라 10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매물이 감소한 가운데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과 재건축 단지의 신고가 거래 영향 등으로 아파트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