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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집이 더 싸다?'… 분양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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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 배치 · 주향 따라 분양가 세분화
수요 특성 달라 곳곳에서 '역전 현상'

'소형 고층'에 높은 단위 분양가
3.3㎡당 700만원까지 차이

테라스 · 지하 서비스 공간 덕에
비선호였던 1층이 더 비싸고 높은 인기 보이기도

'큰 집이 더 싸다?'… 분양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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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84㎡(전용면적) 분양가가 74㎡보다 1500만원 더 싸네?"


오는 13일 분양을 앞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의 분양가는 언뜻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74㎡와 84㎡ 두 면적이 공급되는 이 단지의 분양가는 74㎡가 3억490만~3억4990만원, 84㎡는 3억3430만~3억8940만원이다. 74㎡ 중 최고가인 74㎡B 5층 이상 가구의 분양가 3억4990만원에 비해 84㎡C 1층 가구의 분양가가 3억3430만원으로 1500만원 넘게 저렴하다. 전용면적이 10㎡나 더 좁지만 가격은 오히려 비싼 이상한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10㎡는 방 하나 정도의 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서울에서 공급된 서초구 '르엘 신반포'에서도 나타났다. 이 단지에서는 10억9500만원으로 책정된 59㎡ 2층의 분양가보다 54㎡ 4층 이상의 분양가가 10억9800만~11억3700만원으로 최대 4200만원 가까이 더 비쌌다. 이 곳 역시 5㎡가 넓은 주택형 가격이 더 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층과 동별 배치, 향(向) 등에 따라 분양가가 세분화되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중대형보다 높은 가격 역전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업체들이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수요 분석 결과를 분양가 책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데 따른 결과다. 면적에 따른 분양가 편차를 줄이기 위해 소형 평형의 단위 분양가를 좀 더 높이고 동별 배치와 주향에 따라서 A, B, C 등 타입을 나눠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가 하면 사생활 침해의 불편함이 커 고령자나 아이가 있는 가구가 아니면 선호도가 낮은 1층의 분양가를 가장 낮게 매기는 식이다.


실제로 두 단지의 3.3㎡당 분양가를 따져보면 주택형과 층에 따라서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은 999만~1170만원, 르엘 신반포는 4380만~5112만원으로 최대 3.3㎡당 700만원까지도 차이가 난다. 모두 최고가는 소형 고층 가구가 차지했다.


지역별 수요 특성도 반영된다.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은 수도권 일대에서는 소형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가 중·대형보다 높게 책정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로 광명뉴타운 2R구역의 경우 59㎡의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대인 반면 84㎡는 1200만원대에 책정됐다.


'큰 집이 더 싸다?'… 분양가의 비밀 ▲ 서울 강남구 '르엘 대치' 77㎡T 가구 평면도 (제공=롯데건설)

비선호층으로 인식되는 1층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있다. 기존에는 비선호 요인이었던 1층의 특성을 살려 테라스 공간을 추가로 제공하거나 지하 공간을 서비스로 덧붙여 판매하는 경우다. 이 경우 가격이 올라갔음에도 오히려 인기는 더 높아지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공급된 서울 강남구 '르엘 대치'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55㎡와 59㎡, 77㎡에 테라스 가구를 1가구씩 공급했다. 동일 면적에 비해 가격이 최대 1억5000만원 가까이 비싼 분양가가 책정됐다. 그럼에도 경쟁률은 각각 332대 1, 183대 1, 461대 1 등으로 오히려 같은 면적의 중간층보다 높았다. 저층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면서 높은 수요가 형성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 분석과 특화설계가 분양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분양가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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