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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긴축시대]美 금리 '0.5%P 인상' 전망 껑충…20년 만에 빅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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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빅스텝이냐, 베이비스텝이냐.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끌어올리는 ‘빅스텝’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Fed의 신호에도 불구하고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탓이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이 ‘빅뱅(Big Bang)’급으로 커질 것이란 목소리마저 나온다.

[超긴축시대]美 금리 '0.5%P 인상' 전망 껑충…20년 만에 빅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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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포인트’ 빅스텝 밟을까

1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3월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날 24.0%에서 이날 93.8%로 치솟았다. 이는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가격 데이터에 기반해 Fed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한 것으로, 불과 한 달 전 7.3%였음을 고려할 때 시장이 급격히 ‘매파’로 돌아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들 또한 이날 Fed가 3월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5, 6, 9, 12월에 네 차례 금리를 0.25%포인트씩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빅스텝으로 불리는 0.5%포인트 인상은 닷컴 버블 당시인 2000년 5월이 마지막이다. 이후 Fed는 마치 공식인 것처럼 1회당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베이비스텝)로 유지해왔다.


Fed가 20여년 만에 빅스텝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한 이유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 탓이다. 이날 오전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5% 급등하며 1982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물론 전월(7.0%)보다도 오름폭이 확대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0% 치솟았다.


Fed 내에서 대표적 매파 인사로 손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PI 발표 직후 블룸버그에 출연해 "과거였으면 이런 보고서가 나온 후 Fed가 회의를 하고 곧바로 금리를 올렸을 것"이라며 "오는 7월1일까지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7월1일 이전까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단 3차례다. 최소 한 번의 0.5%포인트 인상이 필수적인 셈이다.


트리플아이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카림 바스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인플레이션, 고용 지표 등을 언급하며 "이 모든 것이 3월 0.5%포인트 인상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3월 FOMC 이전에 발표되는 2월 CPI가 또 다시 7%대를 찍을 경우 '빅스텝'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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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잡아라" QT도 빨라질 듯

인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Fed가 금리 인상 외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는 양적긴축(QT)으로 불리는 대차대조표 축소 등이 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양적긴축을 시작하되 Fed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2020년 1월 4조1000억달러였던 Fed의 자산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채권을 사들인 여파로 약 8조8000억달러까지 급증한 상태다. 월가 전문가들은 Fed의 자산을 5000억달러 축소할 경우 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보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전날 한 온라인 행사에서 "우리가 지난번에 양적긴축을 했을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가야 한다"며 만기 전 주택저당증권(MBS)을 매도하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Fed는 여전히 양적완화를 통해 금융시장 유동성을 늘리고 있으며 이를 3월 중순까지 지속할 예정"이라면서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장 채권 매입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Fed가 강달러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리 인상 효과가 가시화하는 시점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수입 물가를 낮추는 방식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응할 것이란 설명이다.



◇중남미 국가들 금리 줄인상

한편 미국 외 중남미 국가들도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5.5%에서 6.0%로 높였다. 지난해 6월 이후 6회 연속 인상이다. 최근 두 차례는 0.5%포인트씩 올렸다. 페루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올리며 7회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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