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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 여론조사]이재용과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국민들은 다르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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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찬성 이재용 69.5% 두 전직 대통령 42.8% 극명한 온도차

이 부회장 정상참작…기업 총수에 이념·진영 논리 덜 적용된 영향

[아경 여론조사]이재용과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국민들은 다르게 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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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우수연 기자, 금보령 기자] 전직 대통령 2명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이란 두 가지 이슈에 대해 여론은 전혀 다르게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사건으로 수감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와 달리, 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과 그 효과를 바라보는 시각에선 진영 논리가 상대적으로 덜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대통령이 요구하는데 과연 대기업 총수 중 그걸 딱 잘라 거절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고 했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의해 뇌물을 준 것인 만큼 일정 부분 ‘정상 참작’이 가능하다고 여론이 본다는 분석이다. 이 평론가는 또 "경중을 따졌을 때 돈을 요구한 쪽이 더 잘못한 것이고 부득이하게 응해준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대기업 역할론이 대두된 상황도 이 부회장 사면 찬성 여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중심으로 5개 경제단체들이 모여 27일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재계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대표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면을 요청했다. 재계에서 시작된 이 부회장 사면론은 최근 종교계와 정계, 기타단체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부회장 역할론은 더욱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투자와 백신을 교환해야 한다는 ‘백신 스와프’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역할에 이 부회장이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삼성전자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삼성이 나서 줘야 하는 게 아닌가 보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면서 "이 부회장의 부재가 경제에 대한 위기감, 공포감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삼성의 필요성을 시민들이 많이 느낀다는 것은, 역으로 보면 정부가 신뢰를 주지 못하는 걸 삼성이 메워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아경 여론조사]이재용과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국민들은 다르게 본다


한편 사면 여부에 대한 열쇠를 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박형준 부산시장의 전직 대통령 사면 요청에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 안 할 수 없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돼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회장 사면을 거론한 발언은 아니지만 같은 논리가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면법 제3조는 특별사면 대상을 ‘형을 선고받은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박 전 대통령은 징역 22년, 이 부회장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모두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다.


◆사면 찬성 여론…이 부회장 69.4%, 전직 대통령 42.8%= 아시아경제 여론조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찬반 여론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했다. 찬성이 42.8%, 반대가 47.4%, 모름이 9.8%다. 사면 찬성 의견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컸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찬반 비율은 14.4% 대 79.6%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73.6% 대 18.4%로 정반대 양상이다. 이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과도 상관관계가 분명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사면 찬성 17.8%, 반대 75.1%였지만,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찬성 67.3%, 반대 22.3%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 사면 여론도 추세는 유사하지만 수치상으로는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사면 찬성 69.4%, 반대 23.2%였는데, 역시 나이가 많아질수록 찬성 비율이 높아졌다. 찬성 의견이 가장 적은 연령대는 18~29세였지만 찬성이 59.0%로 과반을 넘었다. 민주당 지지층만 떼어 보면 이 부회장 사면에 47.5%가 찬성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에는 14.4%만 찬성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것을 보여줬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 24~25일 실시됐으며, 전체 응답률은 9.6%로 1008명이 응답했다. 조사 방법은 무선ARS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다. 표본은 2021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는 윈지코리아컨설팅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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