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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게 섰거라…코로나에 빛 본 국산 영상회의 구루미의 ‘괴짜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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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리포트] 그들의 창업과 미래 <16> 구루미 이랑혁 대표
통신기반 화상회의 솔루션, 운영체제 상관없어 접근성↑

‘줌’ 게 섰거라…코로나에 빛 본 국산 영상회의 구루미의 ‘괴짜力’ 집에 빨리가고 싶어 창업했다는 이랑혁 구루미 대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구루미의 영상 플랫폼을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더 바빠져 "오히려 집에 더 못가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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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집에 빨리가고 싶어서 창업했다." 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스타트업 지원센터 '프론트원'에서 만난 이랑혁(44) 구루미 대표는 창업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엉뚱한 대답 속에는 워라밸에 대한 그의 갈망이 숨어있었다. 정보통신 대기업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했던 이 대표는 "조직 확장에 따라 프로젝트 매니저를 겸직하게 됐는데, 워라밸이 무너진 일상이 계속되자 가족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싶어 직접 창업에 나서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구루미의 영상 플랫폼을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더 바빠진 그는 "오히려 집에 더 못가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2015년 창업한 구루미는 이미 수험생과 취준생들 사이에서 '캠스터디'(카메라로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 촬영해 스터디원들과 공유하는 것)플랫폼으로 입소문을 타며 탄탄한 이용자층을 구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용자 이용패턴 분석을 위해 2017년부터 서비스를 무료로 오픈하고 데이터를 관찰하던 중 MZ세대의 새로운 공부문화에 우리 플랫폼이 활용되는 것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구루미 캠스터디를 론칭한 이후엔 최대 16명이 참가해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출석부, 공부시간 기록, 스톱워치 등의 세부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코로나19 확산은 구루미를 비롯한 온라인 영상플랫폼 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줌', '웹엑스'등 외국계 기업이 제공하는 무료 영상프로그램의 공격적 마케팅에도 구루미만의 강점으로 이를 돌파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 데이터를 따로 보관하는 방식을 차용하는 글로벌 영상 플랫폼 프로그램과 달리 구루미는 웹RTC 기술을 개발해 액티브X 없이도 통신 기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줌’ 게 섰거라…코로나에 빛 본 국산 영상회의 구루미의 ‘괴짜力’ 극단 고래의 연극 '10년 동안에'를 구루미로 실연하는 모습. 사진 = 구루미 제공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4월 진행한 의료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비대면 투자설명회에도 구루미의 솔루션을 사용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쌍방향 수업 시범 운영 당시 줌을 이용한 영상 화면 연결이 끊기자 온라인 개학 직후 간담회에선 구루미로 영상회의를 진행해 안정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기업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외국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대규모 트래픽으로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우리 솔루션을 주목하는 것 같다"며 "별도 프로그램 설치도 필요 없고, 윈도우나 맥, 안드로이드 등 운영체제도 관계없이 인터넷 접속 주소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곧장 연결할 수 있어 접근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화상회의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2019년 140억 달러(약 15조5000억원)인 세계 화상회의 시장을 2026년까지 500억 달러(55조3150억원) 규모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의 화상회의 서비스는 일상적 소비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재택근무와 화상교육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화상회의 솔루션은 일상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각종 자격시험부터 입사면접, 대규모 직원교육 등에도 화상회의가 활용되고 있다. 구루미 또한 최근 화상면접 서비스를 선보이며 프로그램 영역 확장에 나섰다. 이 대표는 "화상면접 서비스는 실제 면접의 느낌을 화상 플랫폼에 적용하기 위해 면접관과 응시자의 영역을 분리하고 다대일, 다대다 면접기능을 도입해 응시자 각각에게 지정질문도 가능하게 구성했다"며 "최근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대면 면접이 어려운 기업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한 연극 상연에도 도전했다. 극단 고래의 '10년 동안에'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해 배우 각각을 비추는 화면의 순서와 크기를 변경해 종합예술화 된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연극과 같은 실연 예술 분야 관계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방식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줌’ 게 섰거라…코로나에 빛 본 국산 영상회의 구루미의 ‘괴짜力’ 구루미 기업정보.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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