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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하나의 미국, 존경받는 미국만들 것" 바이든, 승리선언…트럼프는 불복 예고

수정 2020.11.08 11:42입력 2020.11.08 11:40
[종합2보]"하나의 미국, 존경받는 미국만들 것" 바이든, 승리선언…트럼프는 불복 예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미국이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통령이 되겠다."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11·3 선거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이 내놓은 메시지는 '하나의 미국', 즉 통합이었다. 대선 기간 더욱 커진 분열을 아우름으로써 미국의 정신을 회복하고, 중산층을 재건하고,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 받는 국가가 되도록 하겠다는 선언이다.

3수 끝에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백악관 입성을 앞둔 바이든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밤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승리 연설을 통해 "모든 미국인들을 위해 다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분들은 물론 실망스러우시겠지만 캠페인 기간의 갈등은 뒤로하고 서로에게 기회를 줄 때"라면서 "상대를 적으로 취급해선 안된다.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라고 통합을 호소했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가능성을 믿는다"며 "존중과 예의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미국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결코 포기하지않고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초의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하며 "이제 미국에서 무엇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말라. 미국에 불가능은 없다"고도 선언했다.

바이든, 개표 5일째 매직넘버 270 확보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개표 5일째인 이날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했다. 이미 확보한 선거인단 253명에 이날 속개된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20명을 더하면서 아직 개표중인 다른 경합주의 결과와 상관없이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얻었다.


특히 승리의 쐐기를 박은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개표율 95%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월했다. 남은 경합주인 네바다(4명)·조지아(16명)·애리조나주(11명)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이 앞서고 있어 최종적으로 선거인단 300명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종합2보]"하나의 미국, 존경받는 미국만들 것" 바이든, 승리선언…트럼프는 불복 예고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치하 격동의 4년을 끝냈다(뉴욕타임스(NYT))", "유권자들은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히는 대통령을 거부하했다(워싱턴포스트(WP))", "바이든이 자신이 태어난 주에서 승리해 270표 이상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했다(CNN방송)"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출신 미국 전직 대통령들은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다"며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승리"라고 밝혔다.


트럼프, 예상대로 불복 선언…120여년 승복 전통 깨져

바이든 당선인이 단합과 통합을 호소한 반면,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불복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따라 극심한 대선 후유증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일부 경합주 재검표와 소송전의 관문을 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언론 보도 직후 "바이든이 서둘러 거짓 승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오는 9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896년 대선 이래 패자가 승복 메시지를 내오던 전통을 처음으로 깨고 불복 의사를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가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확정 보도 소식을 듣고 급히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종합2보]"하나의 미국, 존경받는 미국만들 것" 바이든, 승리선언…트럼프는 불복 예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에 따라 포스트 대선기간 또 다른 혼란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역대 가장 치열한 선거로 기록된 2000년 대선 당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엘 고어 민주당 후보가 플로리다주에서 얻은 득표수 차는 수백 표에 불과했고,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승복선언으로 당선인이 확정되기까지 무려 5주가 걸렸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한 소송전에 나설 경우 이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수 밖에 없다.


주요 외신들도 이 같은 우려를 지적하며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의 대통령직 이양은 더 험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선거일부터 차기 대통령의 취임 선서까지의 권력 공백기를 의미하는 인터레그넘(interregnum) 기간, 무슨 일이 미국에서 발생할지 장담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의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재검표, 소송전에 그치지 않고 자칫 지지층간 물리적 충돌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크다.


남은 일정은 내달 14일 선거인 단 투표,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의 선거인단 개표 결과 승인, 1월20일 취임식이다.


바이든, 트럼프 시대 청산나설 듯…분열된 미국 통합하고, 글로벌 리더십 회복

향후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를 부정하는 대대적 기조변화로 '트럼프 시대' 청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극심하게 분열된 미국 사회를 통합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대선 내내 극심한 분열 양상이 이어짐에 따라 지지자는 물론 반대편까지 포용하는 정책이 필요해졌다는 평가다. 미국 사회가 분열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경우 갈등은 차기 대통령 임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


[종합2보]"하나의 미국, 존경받는 미국만들 것" 바이든, 승리선언…트럼프는 불복 예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날 바이든 당선인이 수차례 '통합'을 언급하며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진보와 보수, 남녀노소, 도시와 농촌, 성 소수인, 원주민, 라틴, 아시아 흑인 등 모든 사람 포괄하는 정치적 연합을 구축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모습도 이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로 꼽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재난 상황을 타개하는 일도 그의 우선과제다. 그는 "일단 코로나19사태 억제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라며 전문가, 과학자들을 대통령 인수위 요직에 임명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경기부양책을 신속히 처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대외적으로는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식 외교로 손상됐던 동맹국과의 관계 복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다시 존중받는 국가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가 미국을 지켜보는 지금, 미국이 전 세계의 희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단지 힘이 아니라, 모범을 보여 세계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취임 직후부터 파리기후변화협정 등 트럼프 대통령이 줄줄이 탈퇴한 다자조약에 복귀함으로써 글로벌 다자협력체계를 재구축하고 전 세계에 미국의 리더십을 과시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자무역협정 재추진과 함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주요 외신들은 공동선언문이 발표되기 어려울 정도로 불협화음에 시달렸던 트럼프 시대와 달리, 바이든 시대에서는 동맹 관계가 복원되며 국가 간 마찰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각국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를 믿어달라'고 말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미 상원에서 외교위원으로 오래 활동한 바이든 당선인은 '뼛속까지 외교전문가', '다자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 이어 대통령된 바이든…현직대통령 재선 실패는 28년 만

바이든 당선인의 대권 도전은 1988년, 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는 1972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내리 6선에 성공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선 8년 간 부통령을 지내는 등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 풍부한 경험과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대권 3수' 끝에 마침내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그는 워싱턴 주류로 활동해왔지만, 서민 등 비주류의 삶을 대변해온 정치인으로 꼽힌다. 아픈 가족사로 대중들의 공감을 샀고, 유색인종의 지지를 받으며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 이날도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로 너무나 만은 미국인이 생명을 잃었다.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을 생각한다"며 과거 가족을 잃었던 아픔을 공유했다.

[종합2보]"하나의 미국, 존경받는 미국만들 것" 바이든, 승리선언…트럼프는 불복 예고


정치경력에 대해서는 중도 실용주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파를 초월해 의견이 같은 공화당 의원과 손을 맞잡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다. 또한 이념이 아닌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0년대 걸프전에는 반대했지만 2003년 조지W.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에는 찬성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반면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구축을 통해 재선을 목표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28년 만에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한 현직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에서 진 것은 1992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8년 만이다. 1789년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231년간 백악관을 거친 대통령 45명 중 연임에 실패한 이는 지금까지 10명에 불과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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