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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경제에 길을 묻다-기고] 가명정보, '정보활용' 법 취지에 맞아야
최종수정 2020.06.25 15:22기사입력 2020.06.25 09:57
[데이터경제에 길을 묻다-기고] 가명정보, '정보활용' 법 취지에 맞아야


어느덧 데이터경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디지털 뉴딜이라는 신조어도 자주 들린다. 데이터경제의 핵심은 '정보 활용'과 그로 인한 '가치 창출'이다. 여기서 '정보 활용'은 데이터경제의 수단이 되고, '가치 창출'은 그 결과에 해당한다. 혁신을 수반하는 정보 활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정보의 분석이 필수인데, 의미 있는 정보치고 개인정보 아닌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존 개인정보 관련 법령들은 정보주체의 동의 이외에 달리 상업적 활용을 위한 예외를 거의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경우다.


한편 각종 해외 사례들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듯이 남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영역에서 데이터경제의 '가치 창출'이라는 과실을 이미 수확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더 큰 규모의 결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어 '정보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가명정보라는 개념을 이번 데이터3법 개정 시에 새로 도입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보면 가명정보의 미래가 곧 개정 데이터3법의 성공 여부를 가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명정보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가명정보에 관한 합목적적이고도 유연한 해석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한 결과물이고, 가명처리란 개인정보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하되 다시 개인정보로 환원되는 것을 규범적으로 봉쇄한 조치를 말한다. 이러한 개념에 비추어 알 수 있듯 향후 가명정보나 가명처리를 다룸에 있어서는 개인정보를 얼마나 삭제하거나 대체해야 가명정보로 볼 수 있는지(많이 삭제하거나 대체할수록 정보주체 보호는 용이하나 정보로서의 효용은 적어진다), 가명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은 누구로 할 것인지(세상 모든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가명정보 인정 범위가 매우 좁게 되나 특정 개인정보처리자를 기준으로 하면 상대적으로 널리 인정된다) 등 해석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가명처리 개념이 유럽연합(EU)의 일반데이터보호법(GDPR)에서 빌려온 것이니 EU에서의 해석을 그대로 준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가명처리 개념이 EU에서는 오히려 개인정보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인정된 것인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정보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므로 이러한 견해는 법 개정의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크다. 실상 법적 해석이라고 하면 법원에서의 해석을 떠올리게 마련이나 가명정보와 같은 더욱 전문적 영역에 있어서는 정부와 그 유관기관의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정부와 유관기관에서 가명정보에 관한 해석을 위해 고시, 해설서, 가이드라인, 안내서 등을 준비하는 중인데 '정보 활용' 지원이라는 애초 입법 취지를 깊이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거 법원은 고소인이 피고소인의 연락처 정보를 고소장에 기재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행위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로 인정한 적이 있는데, 이는 사회적 상식 관점에서 보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이다. 가명정보에 관해서도 이런 유사한 해석론이 전개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국민과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명정보의 미래는 없다.


김진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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