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中·러 지도자가 바라는 트럼프 재선? 원하는 것 다 줬기 때문"

27일 바이든 지원 유세에서 전날 트럼프가 내놓은 주장 비판
"적이 바라는 것 두고 자랑해선 안돼…바이든은 독재자 애지중지 안할 것"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 지도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한다면 이는 지난 4년간의 임기동안 그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줬기 때문이라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미 MSNBC방송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바이든 후보와의 거래를 원치 않으며 자신의 대선 승리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당신이 그들에게 지난 4년간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줬기 때문임을 안다"면서 "물론 그들은 당신이 이기길 원한다. 이건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임기 중 우리의 가장 큰 적 중 일부가 더 상황이 낫다고 생각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자랑해선 안된다"면서 "이것이 당신에 대해 뭘 얘기하는지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후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처럼 "독재자들을 애지중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전 세계에서 박살 난 우리의 입지를 회복할 것이다. 바이든은 우리의 진정한 힘은 전 세계가 따르고 싶어하는 모범을 설정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맹비난하는 것을 두고 "언론의 보도를 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4년 더 보낼 여력이 없다"면서 참석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야유를 보내자 "야유하지 말고 투표하라"고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