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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도 코로나19에 돈줄 말라…저신용 기업 '빨간불'

최종수정 2020.04.03 14:59기사입력 2020.04.03 11:47

무디스 등 신평사, 대출담보부증권 잇달아 신용 강등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신용도 낮은 기업들을 더욱 옥죄고 있다. 이들 기업의 거의 유일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의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신용도가 높은 기업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 경색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태양의 서커스'사(社)를 사례로 들면서 "레버리지론 가치 하락 규모가 전례 없이 커지면서 CLO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LO는 은행이 기업에 대출한 채권을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증권(ABS)으로 주로 신용등급 BBB- 이하 저신용 기업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한다.

'태양의 서커스'도 코로나19에 돈줄 말라…저신용 기업 '빨간불'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캐나다 공연기업인 태양의 서커스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각지의 투어쇼가 잇달아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무디스와 S&P는 이 업체의 대출 10억달러(약 1조2300억원)의 상당 부분이 레버리지론을 활용한 CLO라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낮췄다. 무디스는 B3에서 Ca로 네 단계를, S&P는 B에서 CCC-로 세 단계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단순히 대출 하나에 대한 등급이 떨어진다고 해서 CLO의 상환 능력이 손상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일이 동시에 발생하면 (CLO 부실 등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신용이 낮은 기업에 실적 하락까지 겹치면서 CLO의 질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실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장기화로 CL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지면서 CLO에도 이런 위험 요인이 더 많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광범위하게 실물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개별 기업들의 매출 감소와 대출 부실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CLO 시장의 규모만 6700억달러(약 823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저신용 기업들의 채권을 모아 채무불이행 리스크를 낮췄던 CLO를 두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금융공학으로 안전해 보였던 리스크 높은 대출들이 거대한 시험에 직면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도 최근 들어 CLO에 포함된 취약 업종의 사업 현황에 주목하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취약 분야에 대한 노출도와 저신용 상태에 있는 기업들의 리파이낸싱 필요성에 따라 CLO 피해 규모가 영향받을 것으로 봤다.


'태양의 서커스'도 코로나19에 돈줄 말라…저신용 기업 '빨간불'

'태양의 서커스'도 코로나19에 돈줄 말라…저신용 기업 '빨간불'


무디스가 900여개의 CLO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CLO에 포함된 대출 가운데, 14.5%가 코로나19와 유가 하락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매우 취약 업종'에 노출된 것으로 분류됐다. 매우 취약 업종은 호텔ㆍ게임ㆍ레저, 소매업(음식업 제외), 자동차제조업 등이다. 무디스는 위험 노출정도가 34.1%에 달하는 CLO도 있다고 전했다. CLO 중 '비교적 취약한(moderately vulnerable)' 업종인 사업ㆍ고객 서비스부문, 하이테크산업, 자본설비, 헬스케어 등에 대한 노출도도 평균 53.2%에 달했다. 이를 감안하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취약 업종에 대한 CLO의 노출도는 70%에 가깝다.


CLO에 대한 우려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S&P에 따르면 JP모건이 최근 발표한 유럽 내 CLO 매니저 대상 설문 조사 결과 답변자의 45%가 대출 등급의 하향 조정을 가장 우려했다. 26%는 CLO 채무불이행 발생을 가장 걱정했다. S&P는 "유럽에서 아직 등급 하향 조정이 마구잡이로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하향 조정이 될 때까지 시간 문제라는 걸 아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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