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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아진 증권업…무한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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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 인가체계 개편안…신규 증권사 설립규제 완화

토스·카카오페이 핀테크기업 신규 진입·경쟁 가속화 전망

진입장벽 낮아진 증권업…무한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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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 진출을 위한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 등의 증권업 신규 진입이 가속화 하는 등 기존 증권사와 신규 진입자 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 판도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ㆍ자산운용사 간 '제 살 깎아먹기'식의 소모적인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25일 발표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방안'에는 신규 증권사에 종합증권사 라이선스를 허용하고 1그룹 내 증권사의 신설ㆍ분사ㆍ인수 등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안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설립 규제를 완화, 금융투자회사가 혁신성장을 지원하고 모험자본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금융위는 자산운용사의 수가 2008년 말 15곳에서 올해 3월 말 현재 207곳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인가요건을 완화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방안에 기본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발행어음 등 신사업 허용과 증권거래세 인하 등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규제 완화를 통해 증권업 자체의 파이를 커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증권업의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고 대형증권사도 분사를 통해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는 것은 시장의 파이를 커지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사업모델이 분화와 특화 추세로 가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는 물론 운용사도 필요하다면 분사해서 별도 독립법인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거 자산운용업계에서 규제 완화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운용사가 급증해 경쟁이 심화됐던 것과 같은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8년에도 다수의 증권사를 인가해주고 난 뒤로 금융투자업계는 제살 깎아먹기 경쟁만 이어갔고, 수수료 인하 경쟁을 하면서 10년이 지난 지금은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증권사가 많다"면서 "당시에도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쟁을 활성화 하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태되는 증권사가 나올 거라는 논리였지만 결과는 증권사별 구조조정에 따른 일자리 감소였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증권사는 56개사로 2009년 말 62개에서 6곳이 줄었다. 2010년 이후 신규 진입한 증권사는 단 6곳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1326명에서 3만6377명으로 약 12% 감소했다.


이번 방안이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본적으로 대형사로 편중된 현 상황을 바꿀 만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소형사에서는 오히려 대형 증권사들에게 더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조차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야 나름의 영역이 확고하지만 앞으로 중소형사들은 더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면서 "당장 이번 인가정책과 관계 없이도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이 증권업 진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나 이런 쪽에 특화된 증권사가 나올 수도 있고. 경쟁자들이 엄청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실장은 "국내 자본시장은 현재 대형 금융투자회사 4~5곳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가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시장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글로벌 트렌트도 대형사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시장 판도가 인가제도 변화와는 큰 상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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