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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 "대한민국은 역피라미드 사회…소득격차 너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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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장편 '천년의 질문' 출간…"정치 무관심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
"국가는 있을 필요 없는데 있어야 하는 것…권력 부패 막는 것은 국민의 의무"
"지니계수 따지면 위기 상황…국민이 기다리는 '분배의 시기' 선언 아직 없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대한한국 사회는 소득 격차가 너무 커지면서 역피라미드 사회가 됐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조정래 작가가 새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전3권)'을 출간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이야기하고자 천년의 질문을 썼다고 했다. 천년의 질문은 '풀꽃도 꽃이다(전2권)' 이후 3년만에 내는 신작이다. 조정래 작가는 천년의 질문을 통해 독자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이냐고 묻는다.


조정래 작가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천년의 질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며 우선 자신이 쓴 작가의 말을 읽었다.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있은 이후 수천 년에 걸쳐서 되풀이되어온 질문. 그 탐험의 길을 나서야 하는 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조정래 작가는 국가에 대해 "있을 필요가 없는데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를 거부할 수는 없다. 특히 식민지 경험을 한 우리는 국가가 정말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권력으로 바뀌어서 행사될 때, 이 세상 모든 권력은 부패하고 타락하고 횡포하게 돼 있다. 그것을 막는 것은 그 권력을 만들어준 국민의 의무이고 책임이다."


정치권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을 했다. 정치권이 너무나 저열하고 저속한 말싸움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들은 민주주의라는 미명 하에 정치인들이 국민들이 소망하는 행복한 국가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신뢰한다. 그 신뢰를 끝없이 배반해온 것이 권력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조정래 작가 "대한민국은 역피라미드 사회…소득격차 너무 커" 조정래 작가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천년의 질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해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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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의 질문은 시사주간지의 열혈 기자 장우진, 장우진의 대학 후배이자 사회학과 시간 강사인 고석민, 국회의원 윤현기, 재벌가 사위를 꿈꾸다 좌절한 후 그룹의 비자금 서류를 챙겨 달아나는 김태범 등을 통해 정경유착, 극심한 양극화의 우리 사회 현실을 고발한다.


조정래 작가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와 부패 지수를 비교하며 우리 사회의 심각한 경제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세계 18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부패 지수를 따지면 58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에서는 29위다. 한편으로 경제 규모는 11위, 수출은 세계 7위다. 이런 (경제)통계 앞에서 부패 지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조정래 작가는 1976년 베트남 전쟁 때부터 경제 구조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월남전 특수를 통해 한국의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벌었고 분배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대한민국의 국무총리가 지금은 분배의 시기가 아니라 축적의 시기라고 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양성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국민 모두는 침묵 속에서 그 말을 시인했고 그 시인한 침묵으로 분배를 기다리는 세월이 쌓였다. 그런데 그 이후 수없이 많은 정권이 교체됐지만 축적의 시기를 지나 분배의 시기를 시작한다는 공식적 선언 없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이르렀다."


조정래 작가의 단호한 목소리는 계속 됐다. 그는 지니계수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위기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10을 중심으로 4를 넘으면 위기가 점점 커진다. 유엔에서 몇 년 전 처음 지니계수를 발표할 때 우리나라가 4.01이었는데 지금 5.88까지 갔다. 대한한국 사회는 미국과 함께 소득 격차가 너무 커지면서 역피라미드 사회가 됐다. 이런 현실을 작가로서 바라봤다. 70대 이상은 경제발전의 최전선에서 희생만 하고 별로 덕을 보지 못 했다. 그 덕을 우리 아들들이 조금 봤다. 그 덕마저도 지금은 한쪽으로 치우쳤다. 손자가 올해 스물 살이 됐다. 손자 세대만큼은 우리 세대가 겪은 이런 모순과 갈등, 문제점은 겪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생각해 이 소설을 섰다."

조정래 작가 "대한민국은 역피라미드 사회…소득격차 너무 커" 조정래 작가는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원고지 3612매로 '천년의 질문'을 완성했다. 메모와 그림으로 채워진 취재노트만 130여권에 이른다. [사진= 해냄 제공]


조정래 작가는 이 소설에서 제 나름대로의 해결책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해결책을 내야만 작가로서 최소한의 소임을 다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해결책이 옳은지 그른지는 차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조 작가는 천년의 질문 3권에서 스웨덴의 국가 모델을 언급하고 우리 사회도 그 모델에 따라 개조하지 않으면 된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밝힌다. "20~21세기에 가장 모범적인 복지국가를 만든 나라들이 있다. 유럽 여러 나라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그나마 인권을 존중하고 복지를 제대로 실현했다."



조 작가는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우리 민족과 조국을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 이 의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 뜻에서 이 소설을 썼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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