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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가 떠올린 8살 때의 특별했던 저녁
최종수정 2019.04.23 12:25기사입력 2019.04.23 12:25

신보 '마더' 발매 기자간담회 "'마더' 음반은 정말 드리고 싶은 선물"
8살 때 어머니의 슬픈 뒷모습 보며 수의사 꿈 버리고 성악가 결심
어머니 생각하며 수록곡 13곡 직접 골라 "어머니처럼 따뜻한 음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정말 드리고 싶은 좋은 선물이 있어 자리를 마련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는 4년만에 내놓은 음반 '마더(Mother)'를 이 세상 모두를 위한, 특히 어머니를 위한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마더는 지난 18일 유니버설뮤직에서 발매됐다.


조수미씨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마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앨범은 어머니처럼 따뜻하고, 어머니를 그리는 음반이다. 클래식 뿐 아니라 여러 장르의 음악을 섞은 사랑의 음반이다. 어머니의 사랑을 묘사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은, 어머니께 선물하고 싶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에게 드리는 그런 음반"이라고 했다.


조수미씨는 기자간담회에서 마더 음반을 발매한 이유를 설명하며 어머니에 대한 많은 기억을 떠올렸다. 특히 자신이 성악가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여덟 살 때의 기억에 대해 상세하게 말했다.

"저의 어머니는 자신이 성악가가 될 수 없었던 상황을 원망하며 사셨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너는 결혼을 하면 안되고 아주 대단한 성악가가 돼 세계를 돌면서 내가 못한 노래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루에 두, 세 번씩 그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여덟 살 때 어머니가 설거지를 하면서 혼잣말도 하고 노래를 하는데 그런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엄마라는 생각이 안 들고 힘들고 슬픈 삶을 사는, 꿈을 이루지 못한 여자로 보였다. 뒷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저 여자를 도와줄 수 있을까,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성악가를 꿈꾸게 된 아주 특별했던 저녁이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떠올린 8살 때의 특별했던 저녁 소프라노 조수미씨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조수미씨의 꿈은 원래 수의사였다. 어렸을 때는 자신의 꿈과 다르게 성악가를 강요하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도 컸다. "여덟 살 때 그 특별했던 저녁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유학가기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늘 원망했다. 나의 유아 시절을 뺏은 것 같았다.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해 딸에게 모든 것을 책임을 지우시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 했다. 그런데 1983년에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 유학 가서 혼자 작은 셋방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생각할 때 가장 그립고 보고싶었던 사람이 어머니였다. 그 분의 꿈을 완성해주고 싶었다. 그때 내가 왜 이탈리아에 왔는지 이해가 됐다. 원래 수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어머니를 위해서 성악가가 됐다. 결과적으로 어머니가 나의 재능을 알아보시고 살려주신 것이다. 감사하다. 어느날 갑자기 떠난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그리워하는 분이 될 것이다."


조수미씨는 2006년에 뜻하지 않게 아버지를 위한 DVD를 낸 것도 어머니를 위한 음반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됐다.


"아버지가 공연 준비하던 중 갑자기 돌아가셨다. 장례식이 있던 날 나는 파리에서 노래를 했다. 공연 실황을 촬영하기 돼 있었다. 그리고 공연의 앵콜곡으로 아베마리아가 준비돼 있었다. 모든게 운명처럼 아버지를 위한 콘서트가 됐고 '포 마이 파더(For My Father)'라는 영상물로 남았다. 어머니는 공연장에도 많이 오시고 라이브로 들으면 되지 했는데 나를 위한 것을 준비해줬으면 하는 말씀을 스쳐가면서 들었다. 어머니가 이제 딸도 못 알아보는 상황이 되니 어머니를 위해 음반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수미씨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마더에 실린 노래 열세 곡을 모두 직접 골랐다. 마더 앨범에는 새로 녹음한 신곡 일곱 곡과 기존 앨범에 있던 곡 중 앨범의 컨셉과 어울려 선곡된 세 곡, 미발표곡 두 곡, 보너스트랙을 포함해 모두 열세 곡을 담았다.


조수미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치매 때문에 지금은 딸도 못 알아본다고 했다. "내일 어머니께 가 음반을 들려줄 계획이다. 어머니가 지금 나를 못 알아보는 상황이다. 음반을 들려주면서 손을 잡고 다독거려 주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더 디어', '바람이 머무는 날', '가시나무', '아베 마리아' 등 신곡과 국내 미발표곡 등 모두 열세 곡이 수록된다.


특히 일곱 번째 곡 '송스 마이 마더 토트 미(Songs My Mother Taught Me)'는 조수미씨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곡이다. 조수미씨는 이 곡을 두 번 녹음했다. "예전에 다른 음반에 실렸던 곡이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은 체코 프라하 심포니가 연주한 곡이다. 공연을 갔을 때 너무 기가 막힌 연주를 해줘 녹음했다. 음악적 욕심도 컸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


조수미씨는 마더 음반 발매를 기념해 전국 여덟 개 도시를 순회하는 전국 투어 콘서트도 한다. 콘서트는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에서 시작했다. 용인에 이어 강릉, 대구, 창원, 제주, 부산, 여수를 거쳐 내달 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투어를 마무리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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