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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용 경제지식 없는 고교 경제교과서, 내용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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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내용 및 집필기준 평가 보고서

"실생활용 경제지식 없는 고교 경제교과서, 내용 보완해야" 자료제공=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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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현행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금융 등 실생활에 밀접한 경제현안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고 경제성장 과정에서 기업과 기업인의 역할, 경제체제 등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일 양준모 연세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내용 및 집필기준 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현행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를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고등학생이 경제교육 외면
청년층에 대한 경제교육 효과 다소 미흡

보고서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경제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현저하게 적어서 청소년들이 체계적인 경제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있고, 청년층에 대한 경제교육의 성과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에서 경제를 선택한 응시자는 5076명으로 사회탐구 영역 응시자(21만8154명)의 2.3%, 전체 수능 응시자(42만1034명)의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고등학교 졸업자 중에서 경제를 공부한 학생이 극히 소수이고, 대학에서 경제 관련 학과를 전공한 학생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청년층 대부분이 체계적인 경제 공부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18세∼2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64.7)는 중장년층(69.2) 보다 낮고 우리나라 전세대 평균(66.8) 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청년층에 대한 경제 교육의 성과가 다소 미흡하다는 것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면서 청소년기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과목을 대입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거나 경제교육 총량 이수제도를 도입하는 등 청소년기 경제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상품·노후대비 연금·부동산 대출 등 구체적 설명 없어

보고서는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금융 분야가 소개돼 청소년들의 금융이해도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관련 설명이 추상적이고 실제 생활에 도움을 주는 개념 설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각 금융상품이 어떻게 도움을 주는 지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고, 부채관리도 실생활에서 응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명이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내용이 빠져있고, 사회보험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재무계획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금융상품의 내용, 노후 대비 연금, 보이스피싱, 부동산 대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추가해 학생들이 청소년기에 건전한 금융생활을 위한 기초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시장경제, 계획경제 등 경제체계에 대해 불명확하게 설명

보고서는 또 대부분의 경제교과서가 시장경제 체제가 왜 필수적인 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경제체제를 비교하여 각각의 체제가 장단점이 있어 혼합경제가 일반적인 경제체제라고 설명하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시장경제 체제 내에서 공기업이 존재하고 세금을 부과하거나 보조금을 주거나 최저임금제를 시행해도 가격 메커니즘에 의해서 기본적으로 자원이 배분되고 생산에 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계획경제와 혼합됐다고 설명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개인의 선호, 분업의 의미, 시장의 필수성, 개인의 창의와 경제발전 등이 시장경제의 핵심요소이고, 계획경제는 자원 배분에서 가격 메커니즘이 아니라 정부 명령이 작동하는 체제라는 점을 교과서에서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 기업가정신 고취 위한 기업·기업인 성공 사례 부족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는 경제가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기술함으로써 역동적인 대한민국 경제성장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기계적으로 같은 분량으로 기술돼 교육열과 인적자본의 축적 과정, 개인의 저축성향의 증가, 기업과 기업인의 노력으로 만든 세계적인 기업에 관한 이야기가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과서 내용으로 인해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정부 정책 만능주의에 빠지도록 만드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한국경제의 성장에 기여한 민간기업과 기업인의 역할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기업인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층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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