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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코로나는 양날의 검 '택배사업'만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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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3조 돌파 예고…점유율 50%
CL·글로벌 물류 사업은 부진
차입금·우발채무 부담 확대

도시인의 아침은 택배 박스와 함께 시작한다. 국내 택배업은 1992년 한진이 기업형 특송 서비스를 하기 시작하면서 태동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쇼핑몰과 TV홈쇼핑이 확산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초기 성장기를 제외하고는 계속 부침을 겪었다. 경쟁 기업들의 난립과 무리한 단가 경쟁으로 택배업의 수익성이 극도로 저하됐기 때문이다.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물류 투자는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저마진 구조에 허덕이던 택배업은 모바일 플랫폼 경제 활성화로 제 2의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모든 산업의 혈관 같은 존재로 산업적 중요도가 커졌다. 기존 제조업이나 농업도 빠른 택배 없이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 소비가 급증하면서 택배 기업들의 비상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빠른 성장과 더불어 택배 노동자들의 근무여건 개선 등 사회적인 요구도 커졌다. 택배 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성장을 구가할 수 있을까. 국내 대표 택배 기업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의 경영 현황을 들여다 보고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CJ대한통운, 코로나는 양날의 검 '택배사업'만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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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코로나19가 CJ대한통운에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택배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CL(계약물류)과 글로벌 물류 등 다른 사업은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네이버와의 주식 교환과 업무 제휴가 성사되면 택배 사업의 성장 추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대규모 물류 투자와 해외 계열사 지원으로 차입금과 우발채무가 증가하는 등 재무적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CJ대한통운, 코로나는 양날의 검 '택배사업'만 훨훨

◇언택트 소비에 택배 매출 3조 돌파 예고= CJ대한통운의 택배 사업 매출은 빠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은 1조50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42억원)보다 27% 증가했다. 2017년 2조원이 채 되지 않던 택배 매출은 올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택배 사업의 매출 비중도 지난해 24% 수준에서 올해 30%로 증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5년간 평균 3% 내외에 불과했다. 모바일 플랫폼 경제 활성화로 지난해 3.6%로 소폭 개선되고, 올해 상반기에는 5.5%(영업이익 831억원)로 역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택배 사업의 성장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경쟁사 대비 우수한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네이버와의 주식 교환이 성사되면 매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택배 근로자 사망 등에 따른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수익성 악화는 다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택배 노동자 보호 종합대책으로 연간 5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추가 비용을 택배비 가격에 전가하기는 어려워 수익성이 다소 훼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진한 CL·글로벌 부문, 하반기 회복 기대감= 택배 사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 부문은 코로나 사태로 오히려 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CL 부문 매출은 1조25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423억원) 대비 7%가량 감소했다. 글로벌 부문도 같은 기간 2조1027억원에서 2조578억원으로 2.1% 줄어들었다. 건설 부문은 3384억원에서 344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택배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택배 사업 호조에 이어 글로벌 사업까지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 하면 CJ대한통운 전체 실적 개선 폭도 가팔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CJ Darcl), 말레이시아(CJ Century), 중동(CJ ICM) 등의 해외 법인들도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잇따른 투자' 속도 내지 못하는 재무개선= 재무구조 개선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곤지암 메가 터미널, 동탄 로지스 파크 등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로 차입금이 급증한 상태다.


올해 6월말 현재 총 차입금은 3조6700억원으로 2017년 2조2400억원에서 1조4300억원 증가했다.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1조원 이상 늘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 등에 나섰으나,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1조원 가량의 리스 부채를 차입금으로 계상하면서 수치는 개선되지 않았다.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보다 더욱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5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고 2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재무 수치를 개선했다"면서 "영구채나 RCPS 모두 사실상 상환 부담이 있는 차입 부채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해외 계열사 자본 확충 과정에서 출자자들과 맺은 토탈리턴스와프(TRS) 계약 등의 우발채무 부담도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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