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 "검사, 주어진 책무 다해야 할 소명만 있어"

李 "국민·국가 위해 무엇을 해왔고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가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하반기 차장·부장검사 인사이동에 따른 전입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 = 대검찰청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는 4일 검찰 정기 인사로 전입한 검사들에게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차장은 이날 오전 대검에서 열린 전입 행사에서 "공직자인 검사에게는 정해진 자기 자리가 없고, 보임된 자리에서 임기 동안 잠시 머무르는 것"이라며 "그 기간에 그 자리의 참된 주인(수처작주, 隨處作主)이 돼 각자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할 소명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업(職業)’에서 ‘직(職)’은 ‘자리’를 말하고 ‘업(業)’은 ‘일’을 말하는데, ‘직’만 바라보고 ‘일’을 하게 되면 자신과 검찰, 그리고 국가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업’을 추구해 자연스레 ‘직’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며 "공직자인 검사는 직업인으로서의 ‘일’이 곧바로 공익과 일치하는 영예로운 ‘자리’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과 초심으로 돌아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모든 노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며 "검찰이 나에게 무엇을 해줬고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하기에 앞서, 내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왔고 또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직무대리는 ‘팀 퍼스트’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은 스타 플레이어로 구성돼 있지만, 유니폼에 선수의 이름을 새기지 않는 ‘NNOB(No Name On Back)’ 정책을 고수한다"며 "선수 개개인이 아니라 팀이 우선이라는 팀 퍼스트(Team-First) 정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직무대리는 일선 검찰청을 지원하는 대검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이 직무대리는 "대검이 상급 기관이라는 생각을 깨끗이 지우고, 일선 청의 검찰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며 "일선 청과 국민의 의견을 토대로 사법 현실에 맞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다시 일선과 공유해 현장에서 집행되도록 하고 그 피드백까지 받아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절차와 의전을 간소화하고 이동을 최소화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도권에 전입하는 기관장과 대검에 전입하는 검사 총 51명만으로 간략하게 행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