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지인 동일시간대 민원
"아들 민원 알고도 심의·의결 참여는 이해충돌 위반"
감사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류희림의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과 관련해 "정황은 확인되지만, 사주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류 전 위원장이 아들이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당 민원과 관련한 심의·의결에 참여한 것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태료 부과 처분이 이뤄지도록 관할 법원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방심위에 요구했다.
4일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 사주 및 은폐 의혹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3월 13일 방심위원장의 민원 사주·은폐 의혹 등 5개 사안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9월 4일부터 같은 달 말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157건(민원인 65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류 전 위원장과 4촌 이내 친족 6명, 같은 기관 근무 등 지인 5명 등 친족·지인 11명이 포함된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했다.
감사원은 가족·지인 등이 동일 시간대에 유사한 내용의 민원을 일시에 제기하는 등 '민원 사주' 정황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민원 제출 경위 조사, 방심위 업무 처리 과정 확인, 관련자 PC 디지털포렌식 등을 했음에도 사주를 뒷받침하는 진술이나 물적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사주 행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해충돌 사안과 관련해선 류 전 위원장이 2023년 12월 말께 아들 등 신고·회피 대상 친족의 민원 신청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감사원은 적시했다. 그럼에도 류 전 위원장은 신고·회피 절차 없이 2024년 2월 1일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고 감사원은 결론 내렸다.
감사원은 또 류 전 위원장이 동생의 민원 제출 사실을 부하직원으로부터 보고받고도 국회에서 수차례 위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부하직원에 대한 위증 교사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방심위 자체 감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담겼다. 감사원은 방심위가 류 전 위원장 이해충돌 사건을 송부받아 자체 감사를 하면서 사실관계 규명에 필수적이고 수집 가능한 증거자료를 수집·조사하지 않은 채 '판단 불가' 결론을 내리는 등 부실 수행이 인정된다며 관련자 2명에 대해 '주의' 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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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 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한 직원 등에게 '보복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를 뒷받침할 진술이나 물적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고, 관련 인사 조치에서도 규정 위반 등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아 종결 처리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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