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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테크]리드미컬한 도시를 만들어야 정책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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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일·생산' 저녁 '소비·여가' 밤 '주거'
다양한 활동 시간대별 중첩·지속돼야
주택부족·상권 침체, 리듬 단절이 원인
리듬 있는 도시 효율·자산가치 극대화

편집자주우리나라 국민의 자산 7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습니다. 집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가장 가깝고 아늑한 곳입니다. 집에 묶여 살면서 집을 사고파는데 필요한 정보를 전해드립니다. 아시아경제는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과 함께 필요한 지식을 채워드리기 위해 3주에 한 번씩 [집테크]를 싣습니다.

[집테크]리드미컬한 도시를 만들어야 정책도 통한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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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 공급이 화두다.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면서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의 수급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도 잇달아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다. 주택 공급의 일차적 목표는 국민의 주거 안정이다. 하지만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우리는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잘되는 도시'를 만들 책임을 가져야 한다. 잘되는 도시란 사람들이 모여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하는 곳이다. 부동산 시장의 관점에서 보자면 거래가 활발하고 정비 사업이 선순환하며 자산가치가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이른바 '리듬감 있게 움직이는 도시'를 의미한다.


도시는 고정된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사람과 자본, 시간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흐름의 집합체다. 이 흐름이 자연스러울수록 도시는 성장하고 흐름이 끊기는 순간 도시의 침체는 시작된다. 수도권 주택 공급 문제가 유독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거 수급 불균형은 단순히 공급의 절대량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도시의 주거는 물론 업무·여가·소비가 작동하는 '시간의 박자'가 어긋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낮에만 북적이는 업무지구, 밤에만 살아나는 상권, 주말에만 붐비는 지역은 필연적으로 도시 에너지를 낭비하며 쇠퇴의 길을 걷는다.


반면 리드미컬한 도시는 하루 24시간이 고르게 채워진다. 낮에는 일과 생산이, 저녁에는 소비와 여가가, 밤에는 주거의 기능이 마치 하나의 곡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최근 성수동, 한남동, 홍대 상권이 독보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이유도 같다. 특정 기능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이 시간대별로 중첩되며 도시의 심박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도시 구조의 승리다.


이미 1960년대 제인 제이콥스는 도시의 활력이 혼합 용도와 다양한 이용 시간대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사상가 앙리 르페브르 역시 도시를 공간이 아닌 시간의 집합으로 보며, 도시 문제의 본질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리듬 설계의 실패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가 겪는 주택 부족이나 상권 침체는 새로운 위기가 아니라 이러한 리듬의 단절이 가져온 반복된 오류에 가깝다.


해외 글로벌 도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뉴욕의 소호와 브루클린은 주거·창작·상업·문화가 24시간 중첩되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도쿄 역시 업무 중심지 설계 단계부터 저녁과 주말의 소비 수요를 전제로 해 도시가 쉬지 않도록 만든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단일 용도 자산보다 사용 시간이 분산된 자산이 위기 상황에서 훨씬 높은 회복력을 보여준다.


이 관점에서 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또한 본질이 보인다. 수도권의 경쟁력은 단순한 수요 집중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리듬이 유지되는 구조에서 나온다. 반면 많은 지방 도시는 산업이나 행정 기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특정 시간대를 벗어나면 도시가 급격히 멈춰버린다. 인구 감소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바로 이 도시 리듬의 단절이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명확하다. 성공하는 지역의 공통점은 건물의 연식이 아니라 하루 중 사용되는 시간이 얼마나 긴가에 있다. 앞으로의 자산 가치는 입지적 우위뿐만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시간대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리드미컬한 도시는 결국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강력한 회복력을 동시에 갖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현재 정책 논의는 여전히 물량 중심에 머물러 있다. 물론 양적인 공급은 절실하다. 하지만 앞으로의 도시 정책은 얼마나 짓느냐를 넘어 어떤 박자로 설계할 것인가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주거·상업·업무·교통 인프라가 하나의 리듬으로 어우러질 때 도시의 효율과 자산 가치는 비로소 극대화된다. 잘되는 도시는 언제나 박자가 맞는다. 도시의 성패는 결국 그 리듬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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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테크]리드미컬한 도시를 만들어야 정책도 통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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