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정교함 승부수…엔지니어들과 협업
몇달간 매물 추척·소스코드 낱낱이 분석
반복 대량 수집 입증
"공개된 웹사이트 정보라고 하더라도 이를 자동으로 대량 수집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데이터베이스(DB)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이번 판결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무분별한 '무임승차'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광장의 지식재산(IP)&테크 그룹 곽재우 변호사(사법연수원 39기)는 최근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윈중개' 운영사인 다윈프로퍼티를 상대로 제기한 DB 침해 소송에서 승소한 의의를 이같이 설명했다. 특허법원은 다윈프로퍼티가 네이버 부동산 데이터를 반복·체계적으로 크롤링(자동 수집)해 사용한 점을 인정하고, 8000만원의 손해배상과 데이터 삭제를 명령했다.
◆'소스코드' 속 숨은 증거 찾아내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된 부동산 매물 정보가 보호 대상인 'DB'인지, 그리고 이를 크롤링한 행위가 위법인지였다. 다윈프로퍼티 측은 네이버가 거대 플랫폼이라는 점을 앞세우며 "네이버가 직접 데이터를 수집한 것이 아니므로 권리가 없으며, 링크 과정에서의 '일시적 복제'에 불과해 면책 대상"이라고 맞섰다.
광장은 '기술적 정교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출신인 곽 변호사를 필두로 네이버 엔지니어들과 협업해 다윈중개 웹사이트의 '소스코드'를 낱낱이 분석했다. 그 결과 소스코드 내 매물 출처가 "source: Naver"로 명시된 점, 네이버의 고유 단지 번호까지 그대로 가져간 점 등을 찾아내 재판부를 설득시켰다.
곽 변호사는 "시간 제약상 수백만 개의 매물을 다 보여줄 수 없었기에 전국 대표 매물을 몇 달간 추적 수집했다"며 "네이버에서 오타를 수정하면 일정 시차를 두고 다윈프로퍼티 측 사이트에서도 수정되는 현상을 실시간 시연해 대량 수집의 반복성과 체계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공개 데이터라도 '상당한 양·질'이면 침해"
특허법원은 광장 측 주장을 받아들여, 다윈프로퍼티가 "네이버의 상당한 양과 질의 투자가 들어간 DB를 무단 복제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네이버가 허위 매물을 가려내기 위해 확인매물시스템을 도입하고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소재를 갱신·검증해온 노력이 DB 제작자로서의 권리로 인정받은 결과다.
이번 사건은 2017년 사람인-2022년 여기어때 판결의 계보를 잇는 판결이자 향후 데이터 크롤링과 AI 학습을 둘러싼 분쟁에서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긁어모으는 행위가 빈번해지는 시점에서 플랫폼 기업들의 권리 보호 범위도 명확히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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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변호사는 "손쉬운 길을 가기 위해 남의 데이터를 무작정 긁어오기보다는,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복제가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적 기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이번 판결이 자국 콘텐츠와 IP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보루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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