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 가격이 지난 1년간 약 60% 상승해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중앙은행의 금 매입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2일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는 얼마나 중요한가?(How important are central bank holdings of gold?'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해 조명했다.
금은 1945~1970년 브레턴우즈 체제 기간 국제통화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1971년 미국 달러화 중심의 고정환율제가 붕괴된 이후 그 위상은 크게 약화됐다. 1971~2000년 사이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물량 기준으로 약 10% 감소한 반면, 외화보유액 중 금의 비중은 실질 기준으로 5배로 증가했다. 지난 25년 동안 세계 GDP(국내총생산) 대비 중앙은행 금 보유 가치의 비중이 상승해, 2024년 말 2.5%에 이르렀다.
금은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17%를 차지한다. IMF(국제통화기금) 자료에 따르면, 중앙은행과 IMF가 보유한 금은 약 4만t으로,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가 집계한 전 세계 금 재고의 약 20%에 해당한다.
최근의 금 매입은 지정학적 우려 등 때문에 거의 전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이뤄졌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금을 순매도했으며, 이후에는 금 보유량을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유로존 국가들과 미국은 중앙은행 금 보유액 기준으로 2024년 말 기준 각각 9030억달러, 6820억달러를 가지고 있는 최대 보유국이다. 신흥·개도국 가운데서는 러시아와 중국이 최대 금 보유국이다. 다만 일본을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들은 외환보유액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금이 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104t(48억달러, 2025년말 기준)의 금을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9위다.
유로존 국가들과 미국의 중앙은행은 1970년 이후 금 순매도자였지만, 여전히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금 보유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금 보유 가치가 증가한 것은 금 가격의 급등에 따른 것이다. 금 가격은 2007년 말 온스당 약 830달러에서 2024년 말 약 2560달러로 약 3배로 상승했다.
반면 신흥국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순매입이 나타났으며 특히 러시아, 중국, 터키, 인도가 두드러졌다. IMF의 2025년 잠정 자료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추가로 증가했으며 이는 거의 전적으로 신흥국과 개도국에 기인한다. 가장 두드러진 매입국은 러시아, 중국, 인도, 터키, 폴란드였다. 추정에 따르면, 금은 2025년 말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데, 주로 금 가격의 급등 때문이다.
세계금협회는 2025년 중앙은행 금 매입량을 863t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전년(1092t)보다 20% 감소한 수치다. 금협회의 추정치는 IMF보다 큰데, 이는 IMF에 보고되지 않은 매입과 국부펀드 등 기타 공공기관의 매입을 포함하기 때문일 수 있다.
세계금협회와 공식통화금융기관포럼(OMFIF)이 실시한 중앙은행 설문에 따르면 금은 가치 저장 수단, 인플레이션 및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헤지, 위기 시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으로서의 역할 때문에 선호된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금융 제재 부과에 대한 우려가 러시아, 중국 등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금의 비중 증가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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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의 저자인 지안 마리아 밀레시-페레티(Gian Maria Milesi-Ferretti)는 허친스 재정·통화정책 센터(Hutchins Center on Fiscal and Monetary Policy)의 선임연구위원이다. 그는 이전에 IMF 조사국(Research Department) 부국장(2014~2021년)을 지냈다. 당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G20(주요 20개국) 보고서, 파급효과 분석(spillover analysis), 경제모형 분석 등을 포함한 다자간 감시(multilateral surveillance) 업무를 총괄했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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