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추가 반찬 유료화' 논쟁
채소·김 가격 급등에 수익성 악화
10명 중 6명은 "손님 떠난다" 반대
고물가와 내수 침체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추가 반찬 유료화'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식자재 가격 급등으로 업주의 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무료 반찬 리필' 문화가 여전히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3일 연합뉴스는 최근 식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신음하는 가운데, 관행으로 자리 잡은 반찬 리필 문화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먼저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와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2일 기준 1300여 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추가 반찬 유료화 반대'는 약 61%, 찬성은 약 39%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이 우세하지만, 찬성 비율도 낮지 않아 현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돈 받는 순간 손님 끊길 것" 현장 업주들 '난색'
식자재 가격 상승은 체감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상추(100g)는 전년 대비 40% 이상, 청양고추와 버섯류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 멸치, 오징어 등 밑반찬 재료 전반이 오르면서 일부 업주들은 "깍두기나 김치를 여러 번 리필해주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한다.
식자재 가격 상승은 체감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상추(100g)는 전년 대비 40% 이상, 청양고추와 버섯류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시아경제
찬성 측 자영업자들은 "혼자 와서 국밥 하나 시켜 반찬을 과도하게 리필하면 적자 구조가 된다", "배달에서는 이미 추가 반찬 유료화가 일반적"이라며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수 업주는 여전히 유료화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여의도·종로 등 직장인 밀집 상권의 한식당 업주들은 "메뉴 가격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반찬값까지 받으면 손님이 떠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는 처음 제공되는 반찬 양을 줄이거나, 특정 반찬을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한 업주는 "한식당에서 반찬은 서비스이자 손님과의 약속"이라며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신뢰를 지키는 게 낫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부정적'… "이해는 하지만 안 갈 듯" "문화와 비용 사이"… 쉽게 결론 못 내는 자영업 현실
소비자 반응 역시 냉담하다. 직장인들은 "리필이 유료화되면 이해는 하지만 굳이 그 식당을 찾지는 않을 것 같다", "안 내던 돈을 내라고 하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일부는 "가격 변동이 큰 상추 대신 다른 채소로 대체하는 게 낫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행동경제학의 '보유 효과'로 설명한다.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될 경우, 소비자는 기존 상태를 기준으로 손실을 더 크게 인식해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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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물과 반찬이 유료인 경우가 흔하지만, 한국에서는 무료 반찬 리필이 '인심'과 '가성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추가 반찬 유료화는 비용 문제를 넘어 외식 문화 전반과 맞닿아 있다"며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찬 리필 유료화 논쟁은 소상공인들이 처한 벼랑 끝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장의 유료화보다는 메뉴 가격에 반영하거나 반찬 구성 조정 등 '완충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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