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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비싸서 못살겠네"…美도 日도 선거 최대 화두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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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식품소비세 0%'·美 '어포더빌리티'
日중산층 표심 잡기…경제학자 88% "반대"
美트럼프 '가짜용어' 비판하며 생활비 공세

이달 8일 중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물가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일본 정치권은 '식품 소비세 감세', 미국은 감당할 수 있는 생활비를 뜻하는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를 내걸었다.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서민층을 공략해 양국 정치인들은 앞다퉈 생활비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日, 각계 반발에도 '식품 소비세 0%'로 민심 잡기

일본 여야는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모두 '식품 소비세 감세' 정책을 내걸었다. 현행 8%인 식품 소비세를 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감세 의제를 띄운 것은 '중도개혁연합'이다. '생활자 퍼스트'를 구호로 내건 신당은 지난 18일 식품 소비세를 영구적으로 '0%'로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맞서 여당인 자민당도 식품 소비세를 2년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 당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자민당에 대항해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결성한 신당이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번 일본 선거 결과가 검소한 중산층 가정의 표심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나카바야시 미에코 일본 와세다대 정치학 교수는 식품 가격이 2024년과 2025년 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이었지만, 현재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 기준)는 전년 대비 평균 3.1% 상승했다. 목표치(2%)를 웃도는 수치다. 반면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가구당 중위소득은 1993년 550만엔(약 5136만원)에서 2023년 410만엔으로 30년 새 25% 줄었다.

[글로벌 포커스]"비싸서 못살겠네"…美도 日도 선거 최대 화두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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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8%인 식품 소비세를 0%로 낮추면 연간 5조엔의 세수가 사라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식품 소비세 감면 정책이 정부 지출 확대 공약과 결합해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달 22~27일 경제학자 50명을 상대로 식품 소비세를 0%로 인하하는 방안이 일본 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인지 조사한 결과 46%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42%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88%가 반대한 것이다. 사토 야스히로 도쿄대 도시경제학 교수는 "공급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요만 자극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물가를 낮추는 효과도 제한적이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니이노미야 요시타카에 따르면 식품 소비세를 0%로 낮추면 같은 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2.1%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1년짜리 효과로, 2년 차에는 전년 동월 대비 물가 하락 효과가 사라진다. 자민당 공약대로 3년 차에 세율을 다시 8%로 되돌리면 물가를 높여 오히려 실질임금이 낮아지는 상황이 된다.


식품 소비세 인하로 수익성이 강화될 소매업계에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대표 초저가 슈퍼마켓 오케이 마트의 니노미야 료타로 사장은 "일본 국민이 현재 훨씬 더 가난하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엔화 약세 때문"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엔화 약세를 초래하고 금리를 높여 추가적인 현금 지원과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계에서 반발이 이어지지만 일본 정치권은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와 중도개혁연합 모두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를 담은 계획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어포더빌리티' 가짜라 주장하지만…중간선거 쟁점

미국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생활비'를 뜻하는 '어포더빌리티'에 올해 중간선거 결과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사회주의자이자 무슬림인 정치 신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지난달 1일 취임한 이례적인 사건의 배경에도 생활비 문제가 있다. 그는 살인적인 물가를 저격하며 젊은 층과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 S&P500지수는 약 18% 오르며 미 증시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체감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달 12~17일 전국 등록 유권자 16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는 한 세대 전보다 중산층 생활을 누리기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응답자 65%는 중산층 생활 방식에 대부분의 미국인이 닿을 수 없다고 답했다.

[글로벌 포커스]"비싸서 못살겠네"…美도 日도 선거 최대 화두 '물가'

[글로벌 포커스]"비싸서 못살겠네"…美도 日도 선거 최대 화두 '물가'

특히 최근 역대급 한파에 높아진 에너지 비용이 가계를 덮쳤다.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기 요금이 급등한 가운데 맹추위로 난방 수요가 폭증하면 비용 부담이 더욱 증가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 가정의 평균 전기요금이 전년 대비 6.7%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D.C.의 경우에는 전기요금이 23% 인상됐다.


생활비 안정 공약은 각종 선거에서 중요한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생활비 급등 문제를 지적해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지난해 지방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어포더빌리티'를 내세워 압승했다. 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트럼프 행정부의 주택, 의료, 식료품, 보육비 등 가계 지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이 전국적인 반감을 불러일으킨 만큼 생활비를 낮춰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의 생활비 폭등에 대한 지적을 허구로 취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연설에서 이를 민주당이 만들어 낸 '가짜 용어(fake word)'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홍보하면서 생활비 완화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공세를 펼치고 있다.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신용카드 이자율 10% 상한제, 주택시장 개입, 관세 수입을 활용한 2000달러(약 290만원) 지급 등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공화당 텃밭 아이오와주를 방문해 중간선거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관세 정책 등 경제 성과를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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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압박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석유 산업을 장악한 배경에 유가를 낮추기 위한 의도도 섞여 있다고 분석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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