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로 가는 길
: 예산으로 보는 자원순환 정책’
30일 국회 토론회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이행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오른쪽부터)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김민석 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태균 서울시행정1부시장. 2025.12.2 조용준 기자
올해 1월부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쓰레기 직매립 금지가 시행됐지만 각 구청 등의 정책 대응이 대부분 소각 중심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단순히 직매립을 금지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폐기물 감량과 기후 대응, 사회적 형평성을 아우르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로 가는 길 : 예산으로 보는 자원순환 정책’ 토론회에서 ‘직매립 금지 이후 - 감량·기후·정의를 위한 폐기물 정책 전환’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활동가는 “직매립 금지는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라며 “현재 정책은 폐기물 처리 방식만 바꿀 뿐,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는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직매립 금지는 2030년엔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의 폐기물 정책은 소각과 매립 같은 ‘사후 처리’에 초점을 맞춰 왔다. 직매립 금지 이후에도 상당수 지자체는 소각시설 확충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 활동가는 “소각시설은 건설비뿐 아니라 장기 운영비, 주민 갈등 비용까지 포함하면 지역 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이 된다”며 “결국 이 비용은 지방재정과 시민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폐기물 처리 단가 상승은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과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 활동가는 또 폐기물 정책이 기후정책과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소각 중심의 대응은 단기적으로 매립을 줄일 수는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과 유해물질 문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폐플라스틱과 복합재질 폐기물의 소각 증가는 탄소 배출을 늘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직매립 금지 이후 정책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사회적 형평성’이다. 대량 포장과 일회용품을 생산하는 기업보다, 지역 주민과 취약계층이 처리 비용과 환경 피해를 떠안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는 게 유 활동가의 주장이다. 그는 “폐기물 문제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구조의 문제”라며 “생산 단계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한, 감량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일회용·과대포장 제품에 대한 규제와 비용 부과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활동가는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구조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자원순환 예산의 상당 부분이 소각·처리 시설에 투입되고 있는 반면, 감량·재사용 인프라와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재원이 배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직매립 금지 이후의 핵심 투자는 시설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며 “다회용 체계, 지역 단위 재사용 인프라, 감량 성과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로 정책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 뜨는 뉴스
유 활동가는 “폐기물 정책의 방향이 곧 어떤 경제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감량, 기후, 정의(사회적 형평성)를 함께 고려하지 않는다면 직매립 금지는 또 다른 비용만 남길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