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 조정 숙제"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공급대책 일환으로 내놓은 노후청사 복합개발에 서울 강남구가 난색을 표명했다. 앞서 서울시와 과천시 등 지자체가 공공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우려를 나타냈는데, 청사 개발까지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정부는 앞서 도심 내 공공부지에 4만3500가구를 비롯해 노후청사 34곳(9900가구) 등에 6만가구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영끌'로 모은 자투리 구역까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30일 강남구에 따르면 국토부는 강남구청 지구에 360가구 공급과 관련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개발 및 이전 문제와 관련해 협의 중이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현재 대치동 세텍(SETEC) 부지로 청사를 이전하는 것을 1안으로 두고 추진 중이다. 세텍은 서울시 소유 부지다. 이 관계자는 "협의 결과에 따라 세텍으로 이전할 수도 있고, 여의치 않을 경우 현 부지에서 재건축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텍 이전이 어려우면 청사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발표한 노후청사 및 유휴부지 사업 34개소 가운데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한 공유지는 모두 8곳이다. 공유지는 지자체 소유로 돼 있다. 서울 중랑 면목 행정복합타운(712가구)을 비롯해 당산동 양육친화주택(380가구) 등이 이번 대책에 나온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1만26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용산과 9800가구가 책정된 과천 역시 정부 대책에 난색을 표했다. 서울시에 이어 용산구도 전날인 29일 "1만가구가 들어설 경우 학교·통학 여건 악화, 교통체증 심화 등 생활권 전반에 심각한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주거 비율이 너무 높아지면 교육 인프라가 부족해지고, 국제업무지구라는 개발 정체성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6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태릉CC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시는 인근 상계·중계 등 기존 노후 도심에 대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2만7000가구 추가 공급이 가능한 만큼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태릉CC가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시 외에도 경기도의 핵심 공급지인 과천시와 갈등도 깊어질 전망이다. 과천시도 발표 전부터 입장문을 통해 "과천시 내 추가 주택 공급지 지정에 대해 시민들과 뜻을 같이해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계속되면 이번 공급계획이 현실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도심 주택 공급은 과거에도 지역사회와 진통을 겪으며 흐지부지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발표된 8·4 공급대책에는 태릉골프장(1만가구), 정부과천청사 일대(4000가구), 마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등이 포함됐지만 지자체와 지역주민들 반발로 무산됐다.
지금 뜨는 뉴스
전문가들도 지자체와의 갈등 해결이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발표 부지들은 대부분 인허가와 이해관계 조정 등의 절차가 많다"며 "특히 임대가 포함될 것이기 때문에 주변 거주민들의 반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