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관람객 경신 뒤엔 현장의 비명
"주 6일 개방 등 일방적 밀어붙이기
…안전·휴식권 보장된 대책 시급"
지난해 궁궐, 조선왕릉 등 국가유산이 역대 최다 관람객(1781만 명)을 끌어모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으나, 정작 현장을 지키는 공무원들은 살인적인 업무 강도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국가유산청노조 서울·경기지부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폭증하는 관람 수요와 업무량을 반영한 합리적인 인력 증원과 재배치를 촉구했다. 노조는 "국가유산의 보존과 관리를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주체는 현장 공무원들임에도, 당국은 그 무거운 책무를 감당할 행정적·제도적 지원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역대급 흥행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는 현장 인력에 고스란히 독이 돼 돌아왔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방문객은 1781만4848명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이에 따라 현장 업무가 마비 직전임에도, 실질적인 인력 보강이나 처우 개선은 사실상 전무했다.
비판의 화살은 현장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을 향했다. 노조는 인력 충원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된 '궁·능 주 6일 개방'과 '국립고궁박물관 연중 무료 개방'을 대표적인 실정(失政)으로 꼽았다. 편의성만 앞세운 설익은 정책이 현장 공무원의 피로를 가중해 문화유산 부실 관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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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단순한 인력 충원을 넘어, 붕괴 직전의 관리 시스템을 재건할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업무량에 기반한 합리적 인력 재배치 ▲안전과 휴식권이 담보된 정책 수립 ▲현장과의 실질적 소통 강화 등이다. 이러한 조치들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국가유산의 체계적 관리는커녕 현장의 공멸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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