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휴머노이드 실증
BK21 선정…피지컬 AI 생태계 조성
한양대학교 ERICA가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한양대 ERICA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피지컬 AI를 대학의 핵심 전략 분야로 설정하고 연구 조직과 실증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특화된 연구를 장기적으로 이어가 피지컬 AI 분야에서 연구-실증-산업화로 이어지는 전 주기 연구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인간(human)'과 '닮은(-oid)'의 합성어로 인간의 형태나 특징을 닮고 인간과 유사한 동작을 할 수 있는 로봇이며, 피지컬 AI는 AI를 로봇·제조·모빌리티 등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해 실제 환경에서 인지·판단·실행까지 수행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 단계뿐 아니라 물리적 공간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피지컬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제조·물류·서비스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를 이끌 핵심 기술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AI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소, 산업 현장에서 성과 속속
한양대 ERICA는 지난해 5월 로봇공학과를 중심으로 'AI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소'를 설립해 피지컬 AI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한재권 로봇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연구실 스핀오프 기업인 에이로봇과 함께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엘리스'를 HL만도, 아모레퍼시픽 등 기업 제조 현장에 투입해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HD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 현장에서도 인간의 작업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개발을 통해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기술의 핵심 요소인 로봇 핸드(인간형 로봇 손)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배지훈 로봇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로봇 핸드의 정밀 제어 기술 연구 성과를 글로벌 무대에서도 입증했다. 연구팀에서 올린 테솔로(Tesollo)의 DG-5F 로봇 핸드를 활용한 시연 영상이 최근 세계적인 로봇 전문 매체인 '『IEEE 스펙트럼(Video Friday)'에 소개되면서다.
한양대 ERICA의 연구는 지역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양대 ERICA는 경기 안산시와 추진 중인 '로봇 시티 안산' 프로젝트에서 핵심 주체로 참여해 로봇 AI 통합 클러스터(RAITIC)) 구축과 로봇 직업교육센터 설립 등을 추진해 지역 산업 기반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협력 성과를 통해 한양대 ERICA는 'THE Asia Awards 2025' 지역 발전 기여 부문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영진 한양대 ERCIA 공학대학장은 "AI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와 인력 양성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연구-실증-산업화를 아우르는 선도 대학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례적인 BK21 선정…피지컬 AI 연구 역량 강화
한양대 ERICA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피지컬 AI 분야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9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4단계 두뇌한국(BK)21 혁신인재 양성사업' AI 분야에서 '지·산·학·연 중심 피지컬 AI 교육연구단'이 추가 선정되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연구를 확장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 17개 교육연구단이 참여했으며 교육·연구 역량과 산학협력 체계 등을 종합 평가해 전국 단위에서 한양대 ERICA를 포함해 단 2개 교육연구단만이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통해 이례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AI 고급 인재 양성의 시급성과 정책적 중요성이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팩토리가 공정 자동화를 넘어 자율화 단계로 진입하는 흐름 속에서 피지컬 AI는 인더스트리 5.0 전환을 뒷받침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정부 역시 피지컬 AI 기반 산업 생태계 구축을 국가 전략으로 제시해 인재 육성과 연구 개발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양대 ERICA는 이런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지역·산업 기반과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 안산이 로봇 시티를 표방하며 첨단 로봇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한양대 ERICA 캠퍼스에는 다양한 산업체와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어 협력과 실증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접근성과 현장 접근성이 높다. 피지컬 AI 연구에 필수적인 산업 데이터 확보와 실증 환경을 동시에 갖췄으며 로봇공학과와 인공지능학과 모두를 운영하는 전국의 몇 안 되는 대학이라는 점도 연구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번 교육연구단에는 인공지능학과를 중심으로 로봇공학과, 컴퓨터학부, ICT 융합학부 등이 참여한다. 로봇 분야의 센서·제어·하드웨어 연구 역량에 AI 기술을 결합해 연구를 고도화하고, 캠퍼스 내 생산기술연구원과 로봇직업교육센터가 보유한 로봇 테스트베드와 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실증 중심 연구와 교육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으로 확산시키는 것도 주요 과제다.
연간 8억원 지원받아 지·산·학·연 협력 생태계 만든다
한양대 ERICA는 이번 교육연구단 활동을 통해 2027년까지 연간 약 8억원 규모의 연구·교육 부문에서 재원을 지원받는다. 연구 부문에선 지·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기반으로 산업 수요에 맞춘 융합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내 AI 융합연구소 등 연구 인프라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산업계에서 실제로 해결이 필요한 과제를 발굴해 연구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융합 연구 참여 학생에겐 연구 장학금과 국제 학술 활동을 지원하고 대학원생 1인당 연 1회 이상 UCLA·MIT 등 18개 해외 대학·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인턴십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육 부문의 경우 기업과 연계한 실증 교육을 확대하고, 산업체 전문가가 수업과 평가에 직접 참여하는 산학협동 교과목과 산업체 연계 문제기반학습(IC-PBL+M) 유형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영문 'ERICA'를 딴 차세대 AI(E), 로봇(R), 산업 제조 현장(I), 코어 AI 이론(C), 오토모빌리티(A) 등 과목을 신규 개설한다.
교육·연구·산학협력을 하나의 운영 체계로 통합하기 위해 협력 성과를 졸업 요건과도 직접 연계할 방침이다. 기업 현장에서 문제 해결을 수행하는 인턴십을 운영하고, 논문 대신 현장 기반 성과를 졸업 요건으로 인정하는 G-캡스톤을 활성화해 실무형 인재 양성 체계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교육연구단 명칭에 '지·산·학·연 중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자체 협력에도 나선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제2 피지컬 AI 센터 설립과 연계해 안산시와 협력하고, 캠퍼스 내 센터 유치 등을 통해 지역 산업 피지컬 AI 기반이 정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피지컬 AI 분야에서 산업 전환을 이끌 혁신 인재를 육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지금 뜨는 뉴스
교육연구단을 이끄는 강경태 한양대 ERICA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만큼은 우리나라가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과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