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크루 '변호사 채용 리포트'
2025년 1월~10월 2242건 분석
곧장 실무 투입 가능 인력 원하고
연봉은 1억 원 전후 제시 많아
한국 변호사 채용 시장이 '즉시 전력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됐다. 채용에 나선 로펌 10곳 중 9곳은 1~3년 차 경력의 변호사를 선호했고, 기업 법무 부문(인하우스)은 절반 이상의 기업이 독립적 판단이 가능한 4~6년 차 변호사를 찾았다. 연봉(세전)은 8400만 원에서 1억2000만 원 수준이 가장 많았다.
변호사 커리어 플랫폼 '리걸크루(Legal Crew)'는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구인·구직 플랫폼에 게시된 변호사 채용 공고 2242건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선호 연차가 명시된 공고는 1446건이었는데, 이 중 896건(62%)은 3년 차 이하 변호사를 우대했다.
이렇게 경력직 중심 채용이 확산하면서 신입 변호사를 뽑으려는 곳은 채용 공고의 15%에 불과했다. 매년 1700명 이상의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배출되고 있는 것에 견주면 신입 변호사 채용은 악화하는 모양새다.
로펌 "가성비 높은 저연차"
로펌은 저연차 선호 경향이 두드러졌다. 로펌 채용 공고의 89.3%에서 1~3년 차 변호사를 찾고 있었다. 서면 작성과 기록 검토, 재판 기일 출석 등 기본적인 송무 실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저연차 경력 변호사가 주요 채용 대상이었다. 1~3년 차는 5년 차 이상 고연차 인력보다 급여·보상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별도의 교육 없이 곧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하다. 리걸크루는 "파트너 변호사는 비싸고, 신입은 가르칠 시간이 없다. 주니어급 어쏘시에이트(Associate) 변호사 채용이 늘고 있는 미국 시장의 모습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사기업 법무 채용에서는 4~6년 차 변호사가 가장 인기 있었다. 인하우스 채용 공고 가운데 4~6년 차를 찾는 비율은 전체 615건 가운데 312건(50.7%)으로 과반이었다. 1~3년 차 변호사를 찾는 공고 비율은 28.3%로 전체 4분의 1 수준이었다. 기업 법무는 단순 사건 처리보다 사수 없이도 유관 부서와 소통하고, 인수·합병(M&A)이나 대형 계약,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구축 등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역할을 해 '숙련공'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기업 "융화력 좋은 숙련공"
기업 법무팀은 사내 컨설턴트로서 인사·영업·감사·재무 등 다양한 부서와 협업한다. 이 때문에 기업은 변호사 채용 여부를 판단할 때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는가'를 더 면밀히 보는 것이다. 리걸크루는 그 이유로 인하우스 법무 조직이 대부분 소수 정예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변호사 수십, 수백 명이 뭉친 로펌과 달리 기업 법무팀은 소수 인원이 핵심 업무를 맡기 때문에 조직 융화력이 업무 성과에 직결된다는 것이다.
최소 7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는 책임자급 채용 공고도 전체의 21%(129건)에 달했다. 리걸크루는 "인하우스 자리가 조직 운영에 참여하고,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구축할 수 있는 새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채용 공고 가운데 약 31.5%는 선호 연차를 명시하지 않고 '경력 무관'으로 기재했다. 리걸크루는 이를 단순한 '열린 채용'으로 해석하기보다 처우와 역할을 지원자의 실제 역량에 따라 협의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봤다.
특정 연차를 명시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연봉을 함께 제시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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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주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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