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세계개발보고서(WDR) 발표
세계은행(WB)이 한국을 전략적 표준화를 통한 산업 변혁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소개했다.
세계은행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세계개발보고서: 개발을 위한 표준'에 따르면 한국은 전후 복구 단계에서 첨단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표준을 산업정책의 전략적 도구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개발 표준을 경제 성장·무역·기술 확산·국가 경쟁력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고 개도국이 표준을 활용해 발전하기 위한 '3A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산업 변혁에 대해 표준화 관련 법·제도 정비, 정부의 초기 주도, 민관 협력, 국제표준 논의 참여 확대 등을 핵심 요소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예외 없는 25%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한데 이어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13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선적 대기하고 있다. 2025.2.13. 강진형 기자
한국, '표준 기반 산업 변혁' 대표 사례로 소개
세계은행은 한국의 경험을 "전후 폐허에서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표준과 품질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통합한 사례"라고 했다.
1960년대 수출주도 산업화 전략 초기 단계에서 한국은 국제시장 진출을 위해 국제적 품질·안전 기준 준수가 필수라고 판단해 국가품질인프라(NQI)를 조기에 구축했다. 1961년 계량법과 공업표준화법 제정으로 KS(한국산업표준)가 출범했고, 1962년 수출검사법을 통해 선적 전 검사를 의무화해 수출과 표준 준수와 수출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연계했다.
1963년에는 KS 마크 인증제도가 도입됐고, 정부 조달에서 인증 제품에 우대 조치를 부여해 품질관리 체계를 섬유·경공업 등 초기 수출 산업에 내재화했다. 같은 해 한국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가입하며 국제 정합성 확보에 나섰다.
이후 1970년대부터 1990년대에는 표준제도를 고도화했다.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전략에 맞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계량 역량을 미국·독일의 지원을 통해 확충하는 등 품질 인프라도 정교화됐다.
1990년대 이후에는 민간에 표준 개발 권한을 부여해 산업적 적합성을 높였고, 국제표준 논의 참여도 확대했다. 특히 2015년 이후에는 인공지능(AI), 5G 등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가진 첨단 분야 중심으로 국제 표준 제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처별 KS 표준 개발 권한을 분산해 전문성과 협업을 강화하고 중복을 줄이는 등 표준화 체계도 정비했다.
세계은행은 한국의 사례가 "정부가 비전·법적 기반·제도·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민관 공동 투자가 병행된 결과"라며, 이는 많은 개도국이 참고할 만한 정책적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 개도국에 '3A 전략' 제시
보고서는 개도국이 표준을 활용해 국가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3A 전략(Adapt·Align·Author)'에 기반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적응(Adapt)은 국제 표준을 각 국가의 역량과 여건에 맞게 현지화하고, 정렬(Align)을 통해 국가 역량이 증가하면 국내 표준을 국제 표준에 일치해야 한다. 또 역량 축적 후 국제표준 논의에 참여(Author)해 신규 표준 제정에 기여를 제안했다.
세계은행은 국가가 자체 표준 역량을 고려한 목표를 설정하는 동시에 품질 인프라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에는 개도국이 표준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수준의 역량에 적용 가능한 계층적 표준(Tiered Standards) 도입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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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은 "한국의 표준 전략은 경제 발전의 핵심적 촉진자이자 가속기였다"며, "한국은 글로벌 표준의 '수용자'에서 '설계자'로 전환한 대표적인 국가"라고 평가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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