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완 경남도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남해군 기본소득 시범사업 관련 도비 예산 126억원 전액 복원을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류 도의원은 9일 오전 도의회 현관 앞에서 머리를 깎곤 "지방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몸부림치는 도민들의 절박한 호소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머리카락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겠지만 한 번 꺾인 농어촌의 희망은 다시 자라나지 않기에, 오늘 마지막 호소의 수단으로 삭발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한 선심성 예산 사업도, 관이 주도한 정책도 아니라 인구 소명의 벼랑 끝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단체를 결성하고 스스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싸워 정부로부터 끌어낸, 눈물겨운 주민 자치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상임위원회에서 도비 예산 전액 삭감이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며 "주민들이 피땀 흘려 쌓아 올린 희망의 탑이 무너지는 순간, 현장이 느꼈을 좌절감과 상실감은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국회의 부대의견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도민의 생존권보다 우선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류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도 지자체와 협의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고 경남도 집행부도 타 시도와 연대해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했는데 왜 의회가 먼저 포기하고, 먼저 예산을 삭감해 정부와 협상을 무기를 버리냐"라며 "예산이 살아있어야 협상도 가능한데, 지금의 삭감은 정부를 향해 쥐고 있던 협상의 칼자루를 스스로 내던지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류경완 개인을 보지 말고 소멸 위기 속에서도 삶의 터전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농어민의 주름진 얼굴을 봐 달라"라며 "농어촌을 살려보겠다는 주민들의 간절한 희망을 꺾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류경완 경남도의원이 삭발 후 농어촌기본소득운동경남연합, 남해군농어촌기본소득추진연대와 함께 남해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관련 경남도 분담금 전액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로 인한 소멸 위기 군 지역을 대상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범지역 모든 주민등록 거주자는 시범 기간인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매달 15만원, 연간 18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기본소득으로 받게 된다.
시범사업에 선정된 남해군의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전체 예산은 702억이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 7월 극한호우로 인한 수해 지역 복구비 지출, 내년 농어업인 수당 인상,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도비 투입 등으로 재정 부담이 커 시범사업에 도비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가 고심 끝에 60% 지방비 부담금 전체에서 30%, 즉 18%를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정부가 208억 8000만원(40%), 도가 126억 3600만원(18%), 남해군이 294억 8400만원(42%)씩 부담한다.
그러나 국회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예산 심사에서 부담 비율을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로 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달며, 도비를 최소 30% 이상 반영하지 않으면 국비 부담을 보류하겠다고 했다.
지난 3일 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경남도 제출 새해 예산안 농정국 예비심사에서 이 사업 도비 부담분 전액을 삭감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예산 삭감의 주된 이유는 이 사업에 지방비 대거 투입 부담, 기본소득을 얻기 위한 이들의 위장전입 등 부작용, 다른 시·군에서의 인구 유출, 현금 살포성 정책의 실효성 의문, 도내 11개 인구감소지역 중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선심성 정책 등이다.
여기에 농림부가 국회 부대의견이 담긴 공문을 경남도 등 시도에 통보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황에서 도가 반영한 예산이 예결특위에서 전부 삭감되면 남해군 기본소득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
도의회 예결특위는 상임위가 삭감한 사업 도비 복원 여부를 결정하고 오는 10일까지 예산안 수정안을 확정해 본회의에 넘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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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진 예산안은 오는 16일 제428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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