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가수 동의없이 음악 무단 사용
팝스타 다수, 트럼프 음악 사용에 거세게 반대
미국의 인기 가수 겸 배우인 사브리나 카펜터가 자신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쓴 백악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에 강하게 불쾌감을 표현했다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카펜터가 백악관 엑스 계정에 게시된 영상에 "이 영상은 사악하고 역겹다. 당신들의 비인도적인 의제를 위해 내 음악이나 나를 절대 이용하지 말라"는 댓글을 달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주 방위군 2명이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에게 총을 맞은 사건을 계기로 반 이민 정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이민자 추방 관련 영상에 자신의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깔자 "사악하고 역겹다" "비인도적인 의제를 위해 나와 내 음악을 절대 이용하지 말라"며 정부를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해당 영상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 ICE 조끼를 입은 요원들이 누군가를 쫓아 달려가거나 바닥에 제압해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배경음악으로는 카펜터의 히트곡 '주노'(Juno)가 삽입됐다.
카펜터의 비판 댓글에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카펜터의 노래 "쇼트 엔' 스위트"(Short n' Sweet)의 가사를 반어적으로 인용한 성명을 내기도 했다. 잭슨 대변인은 "사브리나 카펜터에게 짧고 달콤한 메시지를 전한다"며, "우리는 위험한 범죄자, 불법 체류자, 살인자, 강간범, 소아성애자를 우리나라에서 추방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병든 괴물들을 옹호하는 사람은 누구든 멍청한 것이 아닐까?"라고 맞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수나 저작권자 동의 없이 노래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백악관 틱톡 계정 영상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홍보하는 내용과 함께 테일러 스위프트의 '더 페이트 오브 오필리아'(The Fate of Ophelia)를 사용하기도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미국 대선 당시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엔 가수 비욘세가 트럼프 선거 캠프가 자신의 노래 '프리덤'을 사용하자 법적 소송을 하겠다며 밝혔다.. 이 노래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로고송'이 됐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밴드인 아바(ABBA), 록 밴드 푸 파이터스, 싱어송라이터 케니 로긴스 등도 과거 트럼프에 자신의 음악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던 가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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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빌리지 피플 역시 2020년 트럼프가 유세장에서 처음 자신들의 노래인 'Y.M.C.A.'를 틀었을 때만 하더라도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트럼프 1기 후반 미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고, 트럼프가 군사 동원 방침을 밝히자 "더는 우리의 노래를 사용하지 말라"고도 했었다. 하지만 2023년 12월 원년 멤버인 빅터 월리스는 "당선인이 진정으로 이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아 노래 사용을 계속 허용하기로 했다"며 태도를 바꿨고, 지난해 말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트럼프의 재부상과 함께 역주행을 펼쳤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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