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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지역소멸, 막으려 들 것이 아니라 잘 소멸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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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정점 지나 일부는 불가항력
도심 압축·자연 복원 등 대책 필요

[논단]지역소멸, 막으려 들 것이 아니라 잘 소멸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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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228개의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118개가 지역소멸 위험 지역에 해당한다. 인구 유출과 자연적 인구 감소의 결과이다. 지역 소멸로 인한 지역 경제의 붕괴, 교육·의료·교통 기반의 붕괴가 연쇄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국가와 지자체가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지역소멸 대응법에 따라 다양한 세제 지원과 이주정착금, 귀농·귀촌 지원금, 공공임대 주택 지원, 상생형 청년창업 지원 등을 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해외 이주민이라도 받아들여 인구 감소를 늦추려 시도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인구소멸 위험지역 군(郡) 69개 가운데 6곳을 선정해 내년 1월부터 1인당 월 15만원씩 한 해 180만원을 지급하는 시범 사업을 한다고 한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되는 농어촌주민 수당이다. 지자체 간에 시범 사업 참여 경쟁도 치열하다.


열거한 대로 정부와 지자체는 한결같이 지역소멸을 막아 보겠다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400조원을 투입했지만 출산율 감소를 막지 못했듯이 지역소멸 역시 막기 어려운 시대적 조류가 되었다.


우선 단순 통계가 아니라 인구가 감소하고 소멸할 위기에 처한 지역에 대한 조사와 분석이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것도 국지적으로 미세(micro) 분석을 해야 한다. 골짜기마다의 삶과 그 역사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이다.


사실 소멸하는 지역은 수백 년 이어져 온 마을이 아니다. 길어야 수십 년에서 100년 전에 살기 위해 산등성이, 계곡, 바닷가, 섬 등을 찾아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모인 지역이다. 자식들이 외지에서 교육받고 일자리를 갖게 되면서 부모가 일궈온 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니 마을이 소멸하는 것이다. 곳곳의 폐교, 폐분교가 다 그 결과이다.


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군 지역도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도 읍(邑)의 인구는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현대인들이 도시의 삶을 원하고 있다. 도시에서 소멸 지역으로 이주시켜야 하는데 인구 정점을 지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불가항력이다.

살기 어려워 떠난 산간벽지, 섬 등의 소멸지역을 자연으로 되돌리든지 지역 특성에 맞게 지역 자산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생태, 관광, 휴양, 재생에너지에 활용하기 위해 복원 또는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소멸 군(郡)내에 남아 있는 개인들에게 각종 지원금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그중에서도 도심을 압축적인 정주(定住) 공간으로 개발해 작지만 살기 좋은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출산 지원 정책처럼 효과도 없으면서 남는 것도 없이 예산만 날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구나 소멸지역 내에서 방안을 찾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부터 이주를 유도하는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는 대책도 아니다.


한두 군데의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도 아니고 국가의 절반이 소멸지역인데 소멸을 막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이주하는 소수에 지원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결국 쓸데없이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며 지역소멸을 막겠다고 대들 것이 아니라 소멸을 잘 시키는 대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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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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