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비상계엄 사태 1년…'학생안전'에 총력
계엄 후 과제는 '민주시민교육 강화'
"충격 경험인만큼 올바른 시민역량 교육 필요"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서울교육이 가장 집중한 것은 '학생 안전 확보'와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원칙은 서울교육 정책의 중심에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2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학교는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취임한 지 한 달 반 만에 국가적 비상 상황을 마주했던 정 교육감은 당시 '학생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대응했다. 그는 도심 집회와 이동이 급증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불안 없이 등하교할 수 있도록 '통학 안전대책반'을 운영하고, 경찰·지자체와 협력해 통학로 우회 동선 마련, 안전요원 확충, 학교별 사전 안내 체계를 강화했다. 탄핵 심판 선고일에는 비상 대응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등·하교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도 했다. 정 교육감은 "혼란한 정국에서도 학생들의 일상과 안전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데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 아이들에게 낯설고 충격적인 경험…. 이럴수록 올바른 시민 역량 키워주는 교육 필요"
정 교육감은 계엄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은 것은 '민주시민교육 강화'다. 그는 "계엄 사태는 민주시민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드러냈다"면서 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과 혐오·가짜뉴스에 대응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확대'를 강조했다.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은 시교육청이 지난해 양극화 해소와 상호 존중 문화 정립, 공존형 토론 역량 함양을 위해 개발한 토론수업 모델이다. 단순히 입장을 바꿔 토론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관점과 입장을 이해하도록 해 공존과 협력의 가치를 배우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정 교육감은 "지난 비상계엄 사태는 아이들에게 정말 낯설고 충격적인 경험이었을 것"이라면서 "이럴수록 올바른 시민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목표는 단순히 토론을 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사실과 논리에 기반해 책임 있게 의견을 말할 줄 아는 민주시민을 기르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탄핵 심판 생중계의 교육적 활용을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교육감은 "헌법기관의 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절차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학생들이 직접 관찰하는 것은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살아 있는 민주시민교육이라고 봤다"며 학생들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실제로 체감하는 교육 효과를 강조했다.
"왜곡과 혐오가 아니라 사실·공존·인권의 토대에서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역사교육 논란에 대해서도 기준은 분명했다. 올해 불거진 '리박스쿨', '소녀상 철거' 논란에 대해 "이는 정치·사회적 갈등이 아니라 '교육의 기본'을 지키는 문제"라면서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용기, 전쟁·인권침해 등의 비극을 왜곡 없이 전달하는 책임"을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왜곡과 혐오가 아니라 사실·공존·인권의 토대에서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학교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교육, 타인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서울시의회의 학원 심야수업(자정까지) 허용 추진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행 밤 10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사교육 과열, 교육격차 확대, 학생 건강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정 교육감은 "학생의 학습권은 이미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면서 "전국에서 사교육 참여시간과 참여율이 가장 높은 서울서 교습시간을 연장하면 사교육 경쟁은 더욱 과열되고, 타 시·도와의 사교육 기회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기존 판결와 청소년 보호 관련 법규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 교육감은 "지난 2009년, 2016년 헌법재판소는 심야교습 관련 판결에서 '학원조례 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 자습능력의 향상, 학교교육 충실화, 사교육비 절감 등으로 학원조례조항으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이 공익보다 중대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짚었다. 또한 "청소년보호법, 근로기준법, 게임산업진흥법 등에서도 청소년 보호시간을 밤 10시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학원만 밤 12시까지 허용하는 것은 학생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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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육감은 "학생들이 공교육 속에서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부모·학교·지역사회와 함께 책임 있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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