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학개미 美주식 보관액 234조원
역대 최대치(250조원)서 8개월만 감소 전환
AI 거품 우려에도 구글 등 기술주 베팅 여전
역대 최대치 경신을 이어온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유 규모가 사상 첫 3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뒷걸음쳤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에도 '바이 아메리카'를 외쳤지만,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제기된 기술주들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11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약 1596억달러(약 234조원)로 전월 대비 104억달러(약 15조원) 감소했다. 지난 3월부터 지난 10월 역대 최대치(1700억달러·약 250조원)를 찍기까지 7개월 연속 이어져 온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의 순증세가 끊긴 것이다.
보관금액 감소의 배경에는 뉴욕증시, 그중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부진이 있다.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 중이던 나스닥은 지난달 1.51% 하락하며 연승 기록을 마감했다. 같은 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가 강보합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AI 거품 우려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이 작용한 가운데 대형 기술주들이 대거 포진한 나스닥의 타격이 더 컸던 여파다. 이에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은 서학개미의 포트폴리오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기술주들의 조정에도 서학개미들의 '바이 아메리카' 기조는 계속됐다. 이들은 지난달 미국 주식을 59억달러(약 9조원)어치 사들이며 지난 7월 이후 5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0월엔 68억달러(약 10조원)를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알파벳(클래스 A)으로 약 10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순매수했다. 구글의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아성을 위협할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알파벳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올해 들어 67%가량 뛴 알파벳은 시가총액이 3조8000억달러(약 5578조원)까지 불어나면서 4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글로벌 시총 1위 엔비디아(4조3000억달러)와의 격차는 이제 약 5000억달러다.
서학개미가 알파벳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반도체 섹터에 3배 레버리지로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OXL(7억4700만달러)과 엔비디아(7억1200만달러)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구글 TPU 구매를 타진 중인 메타플랫폼(5억5000만달러)과 세계 최초의 양자 컴퓨팅 상장사 아이온큐(3억20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지난 10월 기준 아이온큐 지분의 한국인 보유 비중은 18%로 단일 그룹으로는 국적 기준 세계 최대 투자자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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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 중 미국 비중이 93.7%로 미국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미국 대형 기술주는 성장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미국 중심의 투자문화가 흡수되고 있다"고 짚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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