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하 기업 투자 5년 새 61%→46%
갈수록 스타트업 투자 '양극화' 심화
"모태펀드 차원 양극화 해소방안 마련해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부터 주식시장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3년간 '혹한기'를 버텨온 스타트업·벤처 시장도 내년에 모태펀드 확대와 함께 종합투자계좌(IMA),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자금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스타트업·벤처 대표 상당수는 여전히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팀 수석부장은 국내 VC들이 '모험자본'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 부장은 "VC들이 성공이 확실한 기업에만 투자하고, 위험이 큰 스타트업에는 투자를 안 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며 "정부에서는 '40조원 벤처 투자 시장을 조성하겠다'고 하는데, 이 같은 병목현상들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VC, 상장 가까운 벤처에 우르르 몰려 투자
'혹한기' 동안 VC들은 줄어든 자금을 기존에 투자한 기업을 선별해 먼저 투자했다. 신규 투자의 경우 회수(Exit)가 쉬운 시리즈B~프리IPO 등 후기 기업에 집중했다. 투자 여력이 많지 않다 보니 유망하다 싶은 기업에 벌떼처럼 몰려가 투자하는 '클럽딜'이 횡행했다. 최근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기업에 많게는 수십 개 VC 이름이 올라가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VC들이 손쉬운 자금 회수를 위해 기업공개(IPO)가 가까운 기업에만 투자하는 경향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전체 벤처 투자액 가운데 7년 이하 기업 비중은 2020년 61.4%에서 올해 46.3%로 줄었다. 범위를 3년 이하 초기 창업기업으로 좁히면 같은 기간 28.4%에서 17.5%로 감소했다.
스타트업·벤처에 우호적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창업자들은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 트렌드리포트 2025'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스타트업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를 묻는 항목에 절반이 넘는 54.5%가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대답했다. 특히 그 이유로 50%가 'VC의 미온적인 투자 및 지원'을 지목했다.
초기 벤처투자 유도 방안 마련해야
내년부터 투자 자금을 쏟아낼 IMA, 국민성장펀드, BDC의 경우 시리즈B 이상 후기 기업 투자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VC가 말 그대로 '모험자본'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시드~시리즈A 단계의 창업 초기기업 투자를 늘려야 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우선 정부 자금을 VC에 공급하는 한국벤처투자 등 모태펀드가 초기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구태훈 미네타브룩벤처스 대표는 "내년에 벤처 투자 자금이 많이 풀리는 점은 시장 활성화에 일부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전체적인 시장의 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VC 자금 가운데 모태펀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정책적인 측면에서 투자 대상에 대한 일정 부분 제약을 걸어주면 편중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VC도 출자자(LP)들의 돈을 받아 수익을 내야 하는 운용사(GP)다. 따라서 회수 시장을 활성화해 'VC 수익 증가→펀드 규모 확대→초기 창업기업 투자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최근 대한상의와 벤처캐피탈협회 공동 설문에서 VC들은 IPO 요건 개선과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를 벤처 투자 활성화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VC 자체적인 실력을 기르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VC 대표는 "딥테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VC들이 바이오에서 플랫폼으로, 다시 AI로 우르르 몰려가 투자하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며 "VC마다 집중하는 섹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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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업계에서는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특정 분야를 선도하는 대기업과 공동으로 운용(Co-GP)하는 펀드를 만들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기업에 관련 산업 이해도가 높은 인력이 많은 데다, 산업생태계 밸류체인별로 벤처를 육성하는 전략을 정밀하게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벤처캐피탈협회 공동 설문에서도 VC 61.6%가 '산업·금융 공동 GP 허용'을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꼽았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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