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롤렉스 시계·골드바 선물
스위스 야당 의원들, 뇌물 공여 혐의로 고발
관세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황금 롤렉스 시계와 금괴 등 고가의 선물을 한 스위스 기업인들이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당했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 등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녹색당 소속 그레타 귀진, 라파엘 마하임 의원이 전날 연방검찰청에 기업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냈다고 보도했다.
의원들은 "기존 39% 관세가 스위스 대표단에 속한 기업들 사업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게 확실해 보인다"며 재계 인사들이 트럼프에게 준 선물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이 뇌물로 관세를 낮추고 사적 이익을 챙기려 했다는 논리를 폈다.
스위스 형법상 외국 공무원이나 국제기구 관계자에게 공무와 관련해 부당한 이득을 제공한 경우 5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8월 초 시계·초콜릿·의약품 등 모든 스위스 수입품에 39% 관세를 부과했다.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이 틀어진 결과였다. 대통령이 협상에 실패한 뒤, 스위스는 기업가들이 직접 트럼프와 접촉하도록 했다.
지난 4일 시계업체 롤렉스의 장프레데릭 뒤푸아 최고경영자(CEO)와 금 제련·거래업체 MKS팜프그룹의 마르완 샤카르치, 명품회사 리치몬트(리슈몽)의 요한 루퍼트 등 스위스 기업인들은 백악관을 찾아가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황금으로 된 롤렉스 시계와 특별 제작한 금괴를 선물했다. 금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의 대통령 임기(제45대, 제47대)를 기념해 45와 47이 새겨졌다. 이들이 선물한 '트럼프 맞춤형' 선물의 가치는 수억 원대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열흘 뒤인 14일 미국 정부는 스위스산 수입품 관세를 39%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는 시장 개방과 함께 2028년까지 2000억달러(약 292조원) 규모의 직접 투자를 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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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협상 결과를 두고 스위스에서는 협상 과정과 결과 모두 '굴욕적'이라는 반응과 재계 인사들이 국가 외교·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은 "우리는 악마와 거래한 것이 아니다. 영혼을 팔지 않았다"며 기업인들이 건넨 선물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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