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역주행 재테크
‘현금 챌린지’ 확산
MZ 사이에 번지는 ‘캐시 스터핑’
환율·유가·커피값 등 지출 죄는 압박감
서울 서대문구 직장인 이모씨(27)는 월급날이 되면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으로 향한다. 한 달 생활비 50만 원을 5만원권·1만원권으로 뽑아 '현금 바인더'에 꽂기 위해서다. '식비' '커피' '데이트' '비상금' 등 항목별로 지폐를 나눠 넣고 정해둔 만큼만 쓴다. 그는 "현금은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게 눈에 보여 아끼게 된다"며 "불편하지만 이 방식으로 1000만원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20·30세대 사이에 '캐시 스터핑(Cash Stuffing)'이 유행하고 있다. 신용카드·간편결제 대신 현금만 쓰며 소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30일 직장인 재테크 카페에서도 '현금 바인더', '현금 챌린지' 후기가 잇따른다. 무지출 챌린지, 앱테크에 이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려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세대의 불경기 속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각종 간편결제 플랫폼과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어느 세대보다 익숙한 이들 세대가 역설적으로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지출 통제'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환율 고공행진, 3주 연속 오른 국내 유가, 원두 가격 상승 등 수입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다. 이들은 하루 예산을 넘기지 않고, 남은 금액은 다시 바인더의 '저축' 칸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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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문자로 찍히는 카드 결제와 손에서 지폐가 사라지는 경험은 심리적으로 다르다. 캐시 스터핑 확산은 불경기 속 지출 통제를 향한 청년층의 몸부림"이라며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고용 확대와 경기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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