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주 시인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
전남주 시인. 독자 제공
"행운을 좇는 삶보다 짓밟힌 세잎클로버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고 싶었습니다."
전남주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를 쓰게 된 계기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시적 사유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무심히 지나치는 행복의 자리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도 이번 신간의 특징이다.
전 시인은 현재 광주 소재 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장 뒤편의 클로버 풀밭을 산책하며 네잎클로버를 찾아 나섰던 그는 이 과정에서 삶의 본질을 다시 성찰하게 됐다고 전한다. 사람들은 네잎클로버에만 시선을 두지만, 정작 더 많은 시간을 곁에서 함께하는 것은 세잎클로버라는 사실이다.
"세잎은 행복, 네잎은 행운입니다. 우리는 네잎클로버만 찾느라 정작 매일 곁에 있는 세잎의 행복을 놓치고 살아갑니다. 그 흔한 풀잎의 속삭임을 듣고 싶었습니다."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 표지.
이처럼 시집에는 화려한 '행운'보다 평범한 '행복'을 향한 시적 시선이 담겼다. 5부로 구성돼 단순한 시편의 열거가 아닌, 삶의 결을 따라 이어지는 구조적 서사를 띤다.
1부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는 동심과 일상의 소중함을 담았고 2부 '망설이다가'는 감정의 진폭과 여백을 부사어 제목으로 풀어낸다. 3부 '바람과 비'에서는 상처와 회복을, 4부 '물비늘 같은 사람'에서는 관계의 온기를 표현한다. 이어 5부 '거울 속 풍경'에서 자아 성찰과 존재의 질문을 담아 마무리한다.
표제작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에서는 "행운이 소중해! 행복이 소중해!"라는 구절을 통해 희귀한 기회보다 반복되는 일상 속 충만함이 더 중요한 본질임을 일깨운다. 전 시인은 "행복은 멀리 있는 목적지가 아니라, 이미 곁에 있지만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나도 향기로 기억되고 싶다.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모닥불 같은. 지나간 자리마다 꽃이 피는 그런 사람"
삶의 흔들림과 여백, 관계의 온기와 존재의 품격을 직조한 시어들은 무심히 지나쳐온 '세잎의 행복'을 다시 발견하는 시적 여정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전 시인은 전남 영암에서 태어나 월출산을 바라보며 자랐다.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교육학 석사를 거쳐 전남대학교에서 국어교육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3년 '문학예술'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그간 '그리움은 신경통처럼'(2017), '설레야 사랑이다'(2019) 등의 시집을 펴냈다. 현재 조선대학교부속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광주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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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시집이 독자들에게 작은 온기와 울림으로 남길 바란다"며 "흔히 망각하는 하루하루에 담긴 '귀한 빛'을 되새겼으면 한다. 행복은 내면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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