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소득층 소비 감소…고가품 지출은 견조
고용은 소폭 감소, 물가는 완만히 상승
미국 중·저소득층의 소비 지출이 둔화되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진단이 나왔다. 고소득층은 주가 상승 등의 수혜로 소비를 이어가고 있으나, 중·저소득층은 구매력 약화로 지출을 줄이며 'K자형'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ed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전반적인 소비 지출은 더 줄어든 반면 고가품 소매 지출은 견조하게 유지됐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이 (필수 지출이 아닌) 재량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경제 활동과 경기 전망은 대체로 유지됐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대부분에서 경제 활동은 이전 보고서 이후 변화가 없었다"며 "2개 지구는 완만한 감소, 1개 지구는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인 전망 역시 거의 바뀌지 않았다"며 "일부는 향후 몇 달 동안 경기 둔화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지만,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낙관적인 전망도 일부 나왔다"고 전했다.
고용은 소폭 감소했고 물가는 완만히 상승한 것으로 진단됐다. 해고 발표는 증가했으나 실제 감원보다는 고용 동결이나 자연 감소를 통한 인력 조정이 주축을 이뤘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소비 부문이다. 뉴욕·애틀랜타·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등은 고소득층의 소비가 여전히 회복력 있다고 보고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고소득층은 (소비에) 제약을 받지 않지만 중·저소득층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지북은 또 "일부 소매업체들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소비자 구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했다"며 지난달 1일부터 역대 최장인 43일간 이어진 셧다운이 소비 위축에 추가 부담을 줬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누적된 물가 상승과 최근 노동시장 둔화 우려로 중·저소득층의 구매력 저하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쳐 회복세가 꺾였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6.8포인트 떨어진 88.7(1985=100 기준)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높은 물가와 악화된 고용 전망이 소비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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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북은 12개 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다. Fed는 이를 다음 달 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Fed가 현재 연 3.75~4.0%인 기준금리를 12월에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82.9% 반영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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