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속편 계약 "트럼프 로비 결정적"
성추행 의혹 불명예 퇴진 감독도 복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할리우드 영화계에도 입김을 행사하면서, 2007년 3편을 내놓은 뒤 사실상 종결된 영화 '러시아워(Rush Hour)'가 20여년 만에 속편을 내놓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버라이어티와 CNBC 등에 따르면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최근 '러시아워 4' 제작 및 배급 계약을 완료했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래리 엘리슨에게 로비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앨리슨은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창업자로, 현재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엘리슨의 아버지다.
이에 따라 러시아워는 3편이 나온 지 18년 만에 4편을 추진하게 됐다. 1편부터 주연을 맡은 액션 스타 청룽(成龍·성룡)과 크리스 터커가 그대로 출연하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브렛 래트너 감독이 연출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래트너는 2017년 여러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연달아 불거지면서 영화계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그러다 2024년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에 대한 다큐멘터리 연출을 맡은 것을 계기로 할리우드로 복귀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 산하 스트리밍 플랫폼인 '프라임 비디오'가 제작 중이다.
이번 '러시아워' 제작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다며 CBS 방송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걸어 거액의 합의금을 끌어낸 와중에 나온 것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CBS 방송의 모회사가 이번 러시아워 속편을 제작하는 파라마운트이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화계에까지 입김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며 "세상이 정말로 러시아워 4편을 원할까?"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는 할리우드에 구시대적 남성성을 되살리려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러시아워는 앙숙 사이인 형사 성룡과 터커가 좌충우돌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아낸 액션 영화다. 1998년 개봉한 1편의 대성공에 이어 2편과 3편도 흥행하며, 전 세계에서 총 8억5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의 티켓 매출을 거두는 등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이어갔다. 그러다 래트너 감독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명맥이 끊겼다.
지금 뜨는 뉴스
왕년의 흥행 주역인 성룡과 터커가 러시아워 4편에도 나란히 출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성룡은 올해 71세로 고령에 접어든 데다 터커는 2007년 이후로는 이렇다 할 출연작이 없다고 CNBC는 짚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