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대학자 이색 구한 은행나무
높이 23.5m·둘레 8.5m
충북 청주 시내 중앙공원에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청주 압각수'로 불리는 이 나무는 수령이 약 900년, 높이가 23.5m, 지표면에서 약 1.2m 높이에서 잰 둘레가 8.5m에 이른다.
국가유산청은 자연유산위원회가 최근 동식물유산분과 회의에서 청주 압각수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압각수는 은행나무를 부르는 이름 중 하나다. 그런데 은행나무와 관련한 여러 별칭 중 유독 이 나무에만 '압각수'란 이름이 붙어 이어진다. 조선 전기 지리서 '동국여지승람'에 실린 일화 때문이다.
1390년 무신 윤이, 이초 등은 이성계 일파가 명나라를 침공하려 한다고 무고했다. 이초의 옥 혹은 이초의 난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무고임이 해명되고 고려 말 대학자 이색(1328∼1396)을 비롯한 여러 학자는 옥에 갇혔다.
동국여지승람은 "이색을 비롯한 어진 신하 약 열 명이 모함으로 청주 감옥에 갇혔다가 큰 홍수를 만났을 때 압각수에 올라가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 소식을 들은 왕은 이들의 무죄를 하늘이 증명하는 것이라 여겨 석방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여러 문헌과 '청주읍성도' 지도 등에 이 은행나무가 그려져 있다. 지정 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역사적 근거와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서울 문묘 은행나무, 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강원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등 스물다섯 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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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내부 검토를 거쳐 조만간 천연기념물 지정 계획을 관보로 알릴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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