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사망 신고 미루고 시신 세탁실에 숨겨
관공서 방문했다 공무원 눈썰미에 덜미
이탈리아의 한 남성이 고인이 된 어머니의 연금을 계속 수령하기 위해 변장까지 하고 관공서를 방문했다가 그동안의 범죄 행각이 발각됐다. 이 남성은 어머니가 사망한 후 3년간 연금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연합뉴스TV는 데일리메일 등을 인용해 최근 이탈리아의 한 50대 남성이 어머니가 사망한 후 사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시신을 집에 숨기고 어머니 몫 연금을 받아오다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어머니의 신분증 유효 기간이 만료되자 이달 초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관공서를 방문했다. 그러나 어딘가 어색한 모습에 이를 수상하게 여긴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 행각이 발각됐다. 남성은 당시 가발을 쓰고 치마를 입었으며, 립스틱과 파운데이션을 발라 어머니로 위장했다.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 등 장신구도 착용하고 있었다.
남성은 관공서에서 자신이 어머니라고 주장했지만 저음의 목소리와 두꺼운 목덜미 등 의심스러운 모습에 직원은 곧 경찰에 신고했다. 남성은 실직 상태였지만 어머니의 연금과 주택 3채 덕분에 연간 수입이 약 5만3000유로(약 9000만원)에 달했다. 남성의 어머니는 약 3년 전 82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자택 세탁실에서 미라화된 어머니 시신을 발견했다. 수사 당국은 "현재까진 남성의 어머니가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남성은 시신을 불법 은닉하고 연금을 부정으로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앞서 고인이 된 엄마로 변장한 남성과 같이 최근 일본에서 고령의 부모가 사망했는데도 같이 살던 자녀가 장례를 치르지 않고 시신을 방치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자녀가 장례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부모님의 연금을 계속 받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건의 배경에는 '8050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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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0문제란 80대 고령 부모가 50대 무직 자녀를 부양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로 최근 일본서 두드러진 사회 현상이다. 일본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시체 유기 사건으로 검거된 인원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 검거 인원은 40대 19명, 50대 52명, 60대 31명, 70세 이상 24명으로 과거 10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체포된 이들 대부분은 40~60대 무직이었다. 그들은 "시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과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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