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차출만 100명
상설특검까지 인력 공백
저연차 52명 포함
올해 퇴직 161명
최근 10년 새 최대치
검찰 조직 전체가 ‘유예 모드’
연말까지 추가 퇴직 예상
서울중앙지검의 A검사는 6개월 뒤 1년여간의 해외연수를 나간다. 연수 복귀 후에는 검찰을 떠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그는 "연수 기간을 유예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특검 차출로 실무 인력이 거의 비어 있고, 검찰청 폐지도 확정된 상황에서 새로 출범할 공소청의 존속 여부조차 불투명해 조직 전체가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B부장검사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차장검사와 검사장이 연이어 사직했을 때 함께 나가려고 했지만 시기를 놓쳤다고 했다. 공판 경험이 많은 그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검찰 업무의 아이덴티티(정체성)을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공판 검사들은 지휘부가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고, 예민한 정치적 사건에 공소유지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과거 수사를 모두 부정하라는 건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면서 "모든 검사가 독립관청으로서 개별적인 선택과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라고 했다.
검사들의 이탈 움직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퇴직한 검사는 161명으로, 이미 지난해 퇴직자 수(132명)를 넘어섰다. 정권 교체기였던 2022년(146명)을 뛰어넘어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10년 미만 저연차 검사들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올해만 이미 52명이 떠나 전체 퇴직자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정권 교체 직후였던 올해 9월에만 47명이 사표를 냈다. 연도별 저연차 퇴직자는 ▲2021년 22명 ▲2022년 43명 ▲2023년 39명 ▲2024년 3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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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등 새 지도부는 신속한 사건 처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이미 3개 특검에 약 100명이 차출돼 있는 데다 '관봉권·쿠팡 의혹' 상설특검에도 인력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인력 공백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등 민감한 사건이 잇따라 조직 분위기를 흔들고 있어 연말까지 퇴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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