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70년 넘게 전쟁 못 끝내
北, 러·중 밀착하며 자신감 얻어
韓, 국방력 강화와 함께 '현실주의' 택해야
카리슈마 바스와니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블룸버그
세계에서 가장 무장 수준이 높은 국경 중 하나인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에서는 작은 오해나 실수가 곧바로 충돌로 이어질 수 있고, 그 충돌은 미국과 중국 등 주변 강대국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북쪽에는 독재 체제가 지배하는 북한이, 남쪽에는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이 마주하고 있어 이 지역은 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런데 지난 한 해 동안 그 긴장 수위가 더 높아졌다.
한국은 지난주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를 제안했다. 취지는 좋았지만, 그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는 대부분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화해가 아니라 정권의 생존이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최근 더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행동'을 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2개월 사이 북한 군인들이 국경을 여러 차례 침범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군이 경고 사격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북한은 이달 초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두 나라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1950~1953년의 한국전쟁은 공식적인 평화조약 없이 정전협정으로만 멈췄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70년 넘게 전쟁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과거부터 자신들이 주도해 남한을 통일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내세웠지만, 그 목표는 점점 현실과 멀어졌다. 그런데 지난해 김 국무위원장은 그 흐름을 아예 끊어내며 처음으로 한국을 '적대적 국가'라고 규정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표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안드레아스 클루스가 앞서 지적했듯, 북한의 새로운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다. 지금의 북한은 과거 한국 대통령들이 상대했던 '고립된 괴뢰국'이 더 이상 아니다.
김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와 상호 방위 조약을 맺으며 군사·정보 협력을 공식화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병력까지 보냈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도 더욱 공고히 했다. 지난 9월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선 그의 모습은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동북아시아에서 새로운 '반서방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북한이 받는 제재의 충격을 약화하고, 김 국무위원장이 군사력을 줄이려는 동기를 떨어뜨렸다. 북한은 현재 약 50기의 핵탄두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심지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며, 군 현대화를 더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W. 베넷 연구원은 김 국무위원장이 더는 평화적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대신 "(북한이) 한국을 지배하는 또 다른 선택지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맞서기 위해 이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남북 간 직통 전화선 복원을 제안했다. 이런 제스처는 과거 여러 한국 대통령들이 시도해왔던 '평화적 공존'의 노력과 닮았는데, 오늘날 이 목표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
이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가들도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한국은 미국과 방위 조약을 맺은 동맹국이며, 북한의 공격은 즉시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다. 현재 2만8500명 이상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전투에 사용하기보다는 '협박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이 오판할 위험은 더 커진다.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 대통령에게 신중한 선택일 것이다. 동시에 억지력 강화도 필요하다. 한국은 국방 현대화를 더 빠르게 추진하고, 역사적 갈등이 있는 일본과의 안보 공조도 강화해야 한다. 또 북한의 행동을 더 정밀하게 감시하기 위해 사이버·정보 수집 능력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자체 핵무장'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관리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국이 신속하게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 역대 최고치인 76%가 찬성했다. 이런 논쟁 자체가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정성껏 환대했고, 금관 모형까지 선물했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을 허가했다. 이는 이론적으로 한국이 핵무기용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까지 얻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북한은 이 같은 움직임이 세계적 군비 경쟁을 촉발한다고 비난했다.
이 모든 불확실성은 한국이 국방력 강화와 함께 현실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비핵화는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현명한 접근일 수 있다. 오히려 이런 현실 인식이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도 있다. 적어도 그 방법은 시간을 벌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핵 포기'를 전제로 대화를 요구하는 것을 멈춘다면 협상에 나설 여지가 있음을 암시해왔다. 외교적 방법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닐 수 있어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폭 4㎞의 DMZ는 언제나 위험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더 과감해진 북한과 빠르게 변하는 국제 관계 속에서 위험의 수준이 한층 더 높아졌다.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는 평화라는 환상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작은 오해 하나로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막는 것이다.
카리슈마 바스와니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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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Seoul Is Facing a More Brazen North Korea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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