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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청렴과 내부통제, 신뢰의 두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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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포용적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다. "투명하고 깨끗한 제도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도 없다."


이 선언은 경제협력체 차원의 선언문에 머무르지 않는다. 공공의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대한민국 공공기관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청렴과 내부통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조직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필수 조건이다.


공공기관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그 신뢰는 단지 투명한 회계나 친절한 서비스만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청렴'이라는 가치와 '내부통제'라는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며 작동할 때 비로소 공공의 신뢰가 완성된다.


청렴은 개인의 양심에서 출발하지만, 제도적 장치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 아무리 선의의 직원이라도 불투명한 절차와 불완전한 시스템 속에서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청렴의 뿌리는 곧 내부통제 시스템의 성숙도와 맞닿아 있다. 내부통제는 구성원의 도덕성을 감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청렴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돕는 '제도적 안전망'이다.


최근 공공기관들은 AI(인공지능) 리스크 감지, 이해충돌 방지, 감사시스템을 통해 업무 전 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적 장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태도다. 규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왜 이런 절차가 필요한지 이해하고 스스로 지키려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내부통제는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실제로 2016년 토요타(Toyota)는 글로벌 리콜 사태 이후 "품질보다 신뢰가 먼저"라는 원칙 아래, 단순한 기술 보완이 아닌 직원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하도록 하는 내부 제안제도(Kaizen)를 전사적으로 강화했다. 이처럼 제도가 아니라 개인의 자발적 태도와 문제의식이 조직의 신뢰를 회복시킨 사례는 공공기관의 내부통제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잘 보여준다.


공공기관은 청렴이 대한민국의 소프트 파워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의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먼저, 기관의 업무 특성과 위험 요인을 반영한 자체 리스크 관리모델을 구축해 내부통제 관리 체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부패·비위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고, 리스크 대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위직의 솔선수범이 청렴의 출발점이라는 원칙 아래, 공단이 임원 복무 및 징계 규정을 새로 제정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리더가 먼저 기준을 지킬 때, 조직 전체의 청렴 수준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아울러 이해충돌·금품수수 등 비위행위 근절을 위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임직원 대상 반부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반복 지적되는 사례를 중심으로 핵심 개선과제를 도출해 상시 관리함으로써,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이 모든 노력의 방향은 하나다. 청렴을 '감시의 대상'이 아니라 '조직의 경쟁력'으로 만드는 것이다. 내부통제는 구성원을 억누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청렴한 사람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신뢰의 울타리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뢰받는 공공기관의 미래는 청렴과 내부통제라는 두 축 위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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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통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감사

[발언대]청렴과 내부통제, 신뢰의 두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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