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티켓 재판매 시 액면가 이하로만 팔게 해
오아시스 티켓값 850만원에 팔려 논란 커져
팝스타·스포츠계 "암표상 문제 해결" 촉구
영국 정부가 공연, 스포츠 경기 등의 티켓을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는 18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을 인용해 "그동안 영국 정부는 티켓 재판매 시 정가의 3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액면가 이하로만 팔 수 있도록 변경한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인 봇(bot)을 이용해 티켓을 대량 구입한 뒤 고가에 재판매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표를 구하지 못하거나 비싼 값에 사야 하는 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올해 초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콘서트 티켓값은 최고 4442파운드(약 850만원)까지 오르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소비자 정보업체 '위치?(Which?)'에 따르면 미국과 브라질, 두바이, 싱가포르,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티켓을 사들인 뒤 2차 판매 사이트에 웃돈을 높여 되파는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여름 다이애나 로스, 오아시스, 레이디 가가 등의 런던 공연 티켓은 액면가보다 최고 490% 높은 가격에 재판매됐다.
최근 두아 리파, 콜드플레이, 라디오헤드 등 팝스타와 축구서포터협회 등은 공동 성명을 내 "착취적인 관행으로 진짜 팬들이 음악, 연극, 스포츠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암표상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2차 시장 요소를 해결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방안이 확정되면 스텁허브, 비아고고 등 2차 티켓 판매 플랫폼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7일 뉴욕증시에서 스텁허브 주가는 전장보다 14% 가까이 하락했다. 스텁허브 인터내셔널 대변인은 "규제된 시장에 가격 상한제가 생기면 티켓 거래는 암시장으로 옮겨 갈 것"이라며 "암시장이 형성되면 소비자에게 나쁜 일만 생긴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세청 자료를 공개하며 "(티켓 거래 플랫폼인) 티켓베이 거래 상위 1% 판매자(441명)가 연간 12만 건을 거래해 전체 거래의 41%를 차지하고 있다"며 "상습적·영업적 거래임에도 기관 간 자료 공유 부재로 단속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공연·스포츠 경기 암표 거래 근절 방안과 관련해 "처벌보다 과징금의 효과가 훨씬 크다"며 "과징금을 세게 (부과)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스포츠 경기 입장권 부정 판매에 과징금을 물리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입장권 부정 구매 및 판매를 금지하고 위반 시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과징금은 판매 금액의 50배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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