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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암표 급증에도 단속 한계…법·제도 전면 손질[암표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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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벌금 실효성 논란…과징금·과태료 처벌로

공연·체육 분야의 암표 거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적발이 쉽지 않고 처벌 규정 또한 실효성이 낮기 때문이다. 낮은 형사처벌로는 시장 교란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국회와 정부는 공연법·체육진흥법을 다시 개정해 과징금·과태료 중심의 제재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가를 초과한 모든 거래를 단속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면서, 암표 거래를 뿌리부터 차단하겠다는 '일벌백계'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기술·수법은 계속 진화…낮은 처벌 수위는 여전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공연 분야 암표 신고는 총 5405건. 이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제 웃돈 거래로 확인한 '유효 신고'는 306건으로, 전체의 5.6%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체부 자료를 인용해 공개한 내용이다. 일부 허수가 있더라도 암표 적발이 여전히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암표 거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음에도 단속이 부진한 이유는 매크로 등 기술적·방법적 수법이 계속 고도화되고 있는 데다, 2023년에 들어서야 온라인 암표 거래 처벌 규정이 마련됐을 만큼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다.


암표 거래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매크로 기술은 일반 IT 기술처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예매 사이트 관계자는 "보안을 강화해도 공격자들이 이를 뚫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대응책을 마련해도 새로운 기법이 등장하고, 기계적으로 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이전까지 암표 거래 처벌의 사실상 유일한 근거는 1973년 제정된 경범죄처벌법이었다. 이 법은 공연장·경기장·역·나루터 등 현장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을 되파는 행위만 단속해 온라인 거래는 제재가 어려웠고, 처벌도 구류 또는 최대 벌금 20만원에 그쳐 실효성이 낮았다.


온라인 암표 거래가 본격 단속 대상에 포함된 것은 2023~2024년 공연법·체육진흥법·체육시설법 개정 이후지만, 이 역시 매크로 사용 입증이 필요한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한 구조다.


현행 처벌 규정인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도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처벌은 수사기관이 위법성을 직접 입증해야 하고, 인력 한계로 암표처럼 비교적 경미한 범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 암표 급증에도 단속 한계…법·제도 전면 손질[암표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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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체육진흥법 재개정…과징금 중심 제재 전환

이 같은 문제로 국회는 공연법·체육진흥법의 암표 매매 처벌 조항이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해 재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정기국회 내 개정을 목표로 관련 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3~2024년 체육시설법도 함께 개정됐지만, 수영장·헬스장 등 일반 체육시설은 암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공연법과 체육진흥법 개정이 우선 추진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과징금 중심의 행정처분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벌금은 전과가 남는 형사처벌로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과징금·과태료는 위법 행위만 확인되면 즉시 제재할 수 있어 실효성이 높다. 이에 따라 암표 매매 억제 효과 또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실효성 없는 형벌 조항을 없애고 과징금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영 문체부 체육국장은 "암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처벌이 형벌 중심이었기 때문"이라며 "경제적 이익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는 과징금·과태료 제도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가를 초과해 거래되는 모든 표를 암표로 규정하는 강력한 개정안도 검토 중"이라며 "이 경우 매크로 사용 여부를 따로 증명할 필요가 없어 단속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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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암표 거래의 근본적 차단을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시스템·데이터·프로그램을 훼손하거나 운영을 방해하는 프로그램 유포만 금지하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매크로는 트래픽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긴 하지만 장애나 훼손을 일으키지 않아 현행 법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며 "암표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많은 만큼, '망 침해·훼손' 개념을 폭넓게 해석하거나 매크로 관련 규제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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