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로슈·노보 같은 K신약플랫폼 초석 다진다
이달 1일 공식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재상장
CDMO·시밀러에 신약 개발 역량까지 더해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①로슈·노보 같은 K신약플랫폼 초석 다진다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②[단독]삼성바이오에피스, 엔허투 바이오시밀러 개발 착수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③체질·구조 확 바꾼 삼성, 韓 바이오 생태계도 바꿀까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④해외에서 더 주목…가치 재평가, 토대는 쌓였다
"분할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퍼포먼스가 개선될 것"(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삼성에피스홀딩스 출범은 글로벌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새로운 도약의 전기(轉機)"(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사장)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 분할을 앞두고 두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포부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가 새로운 성장의 길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퓨어 CDMO' 기업으로 거듭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부문이 분할돼 이달 1일 공식 출범한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오는 24일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된다.
퓨어 CDMO·신약 개발 플랫폼…이제는 두 날개로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 인적분할의 핵심은 사업의 무게 중심을 CDMO·바이오시밀러로 대표되는 양적 성장에서 신약 개발·투자 확장 등 질적 성장으로 옮기며 전략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간 삼성그룹의바이오 부문은 CDMO와 바이오시밀러라는 두 사업 영역을 축으로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 그 결과 창립 14년 만인 올해 매출 6조원·영업이익 2조원(합산 기준)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8년간 40.79%라는 연평균성장률(CAGR)은 삼성그룹 내에서 독보적인 수준으로, 삼성바이오가 그룹 내 주요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인적분할은 새로운 '퀀텀점프(비약적 도약)'를 위한 첫걸음과도 같다.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로 생산성 증대와 품질 향상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의 이해 상충 우려를 걷어내고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의 수주를 한층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위탁생산(CMO)뿐만 아니라 위탁개발(CDO)·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로까지 비즈니스를 강화하며 초기 임상 단계의 고객사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고객사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초기 단계에서부터 협업을 시작함으로써 고객 '록인 효과(잠금 효과)'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라인 가동, 2032년 132만4000ℓ의 생산 능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의약품 생산에서 '초격차'를 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그간 축적해온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력을 신약 분야로 확장해 투자·파이프라인의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두는 동시에, 미래 바이오 신성장 사업 추진을 위한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세웠다. 이 신설 법인은 아미노산결합체(펩타이드), 이중항체, 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해 유망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바이오텍형' 모델을 지향한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여러 기술과 파트너를 묶어 하나의 성장 엔진으로 돌리는 플랫폼 회사로 스스로를 설계하고 있다.
'혁신 신약' 사는 빅파마…플랫폼 기능이 중요해진 이유
이 같은 구상은 글로벌 제약산업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신약 연구개발(R&D)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제약사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였다면, 이제는 막대한 자본력과 플랫폼 파워를 가진 플레이어가 생태계를 좌우하는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꾸준한 현금을 벌어들이는 대형 제약사들은 기존 자본과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통째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채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영국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스티브 스기노 아태지역 부사장은 "현재 BMS 파이프라인의 절반 이상이 협력·기술이전 등 '외부 혁신(External Innovation)'으로부터 온다"며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신약 혁신은 스타트업·바이오텍에 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하고 있고 BMS 경영의 핵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로슈와 노보 노디스크의 사례는 글로벌 제약업계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다. 로슈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로슈홀딩스는 제약·진단 자회사들로부터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하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흡수해왔다. 노보홀딩스 역시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에서 나오는 막대한 배당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라이프사이언스 기업들에 투자하는 바이오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진화했다. 지난 한 해에만 바이오텍 43곳을 새로 편입하고 27건의 투자 회수를 진행했으며, 미국 CDMO 기업 카탈란트를 165억달러(약 24조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딜도 성사시켰다. 이른바 '로슈홀딩스·노보홀딩스형 모델'에서 지주사는 안정적 캐시카우를 기반으로 R&D와 M&A를 동시에 운용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 제약 역사는 100년을 넘겼고 10대 경제강국임에도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없다"며 "자금력 있는 회사가 플랫폼 역할을 하며 CDMO·신약·바이오시밀러·투자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만드는 건 생태계 관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산업, 특히 신약 산업은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킹이 필수인데,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①로슈·노보 같은 K신약플랫폼 초석 다진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111917400924383_1763541609.png)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①로슈·노보 같은 K신약플랫폼 초석 다진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111917401324384_1763541613.png)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①로슈·노보 같은 K신약플랫폼 초석 다진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90908551524767_1757375715.png)
![[양날개 편 삼성바이오]①로슈·노보 같은 K신약플랫폼 초석 다진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71808244350638_175279468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