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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칼럼]불안한 시장…거품은 언제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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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현상처럼 반복되는 금융위기
AI 버블도 숙명적 붕괴 겪게될 듯
현금 비축 등 반취약성 전략 필요

[SCMP칼럼]불안한 시장…거품은 언제 터질까. 리처드 해리스 홍콩 컨설팅 기업인 '포트셸터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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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새뮤얼슨은 "주식시장은 과거 5번의 경기침체를 9번 예측했다"고 말하며 시장 예측의 불완전성을 풍자했다. 이 말은 오늘날의 금융경제학자들에게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이른바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s)'로 불리는 시장심리 지표들은 매일 쏟아지는 뉴스에 따라 출렁인다. 시장에서 낙관론은 언제나 기본적인 정서로 자리 잡고 있지만, 강세장은 좀처럼 쉽게 꺾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 많은 금융경제학자들 대부분은 이제 주식시장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대중의 인식도 다르지 않다. 7월 이후 '주식시장 버블'에 대한 온라인 검색 빈도가 급증했다. 이처럼 집단의 지혜를 수치화한 현상이 바로 '내러티브 파이낸스(narrative finance)'의 본질이다. 뉴스 보도와 시장에 퍼지는 이야기는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한다.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은 시장이 언제 임계점에 도달할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시스템은 시장에 퍼지는 뉴스와 서사를 가격에 반영하며 충격을 흡수한다. 이런 가격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간다. 하지만 시장이 취약해질수록,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작은 외부 충격에도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런 미세한 충격조차 투자자들의 공포를 촉발할 수 있으며 만약 충격의 강도가 클 경우, 이로 인해 시장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


고(故) 브누아 망델브로(Benoit Mandelbrot)는 프랙털 기하학(fractal geometry)을 통해 극단적인 금융 사건들이 조석(潮汐)이나 지형 변화 같은 자연 현상처럼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유사한 패턴으로 되풀이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예컨대 닷컴 버블 당시 신생 인터넷 기업 AOL이 유서 깊은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했다. 오늘날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새 이름으로 탈바꿈한 패러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은 크고 작은 주기를 막론하고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망델브로는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남겼다. "모든 거품은 언젠가 반드시 꺼진다. 남은 질문은 단 하나, '언제인가'일 뿐."


예측 불가능한 돌발 변수는 시장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 테러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갑작스러운 지정학적 충돌 같은 미지의 위험(unknown unknown)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알려진 불확실성(known unknown)에 속하는 위험은 새로운 뉴스나 시장에 퍼지는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커지며, 마치 느린 화면처럼 진행되는 열차 사고처럼 점진적으로 파국을 향해 간다.


이런 충격들은 금리 상승이나 경기 둔화 같은 기존의 구조적 문제를 갑작스럽게 다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이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속 인물이 "나는 서서히,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파산했다"고 말한 대목을 연상시킨다. 시장 붕괴의 징후는 늘 눈앞에 있었지만, 그때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그 원인은 언제나 너무나 분명했다.


망델브로,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로버트 실러,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 등 여러 경제학자의 금융위기 연구는 모두 찰스 킨들버거의 고전 '광기, 패닉, 붕괴'에서 제시된 패턴을 따른다. 시장의 광기는 언제나 과도한 유동성과 부채 폭증에서 비롯되며 이는 과신과 투기 그리고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를 부추긴다.


인간의 짧은 기억력은 규제를 느슨하게 만들고 과거의 교훈을 잊게 한다. 혁신과 기술 진보를 둘러싼 과장된 기대와 서사가 자산 거품을 임계점까지 키운다. 이런 현상은 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오늘날 밈주식·디지털 자산·AI 자산 거품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AI 거품은 지금 전례 없는 규모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거품은 언제 터질까.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과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는 금융 시스템의 중심부에서 상황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최근 들어 마치 예언자처럼 "파티가 곧 끝난다"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시장 반전의 정확한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전망은 6개월 안에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단기 경고부터 최대 4년 후로 보는 시각까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형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대출(고위험 부채)을 비은행권 대출기관으로 넘기면서, 전문가들은 민간 신용 시장의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높은 수준의 국가 부채와 재정적자, 고평가된 주식시장, 물가 급등, 그리고 불안한 지정학·무역 환경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표면적으론 실적이 좋은 은행들조차, 사실상 저금리 시대에 체결된 막바지 거래들에 기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는 투자자들이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에서도 생존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의 '반취약성(anti-fragility)'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기 국면에서 자산이 얼마나 버티는가는 그 자산의 미래 성과를 가늠하는 좋은 지표가 된다. 탈레브의 '바벨 전략'은 주식 등 고위험 자산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동시에 현금 비중을 높여 위험을 상쇄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최근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 유입이 급증하는 것은 현명한 투자자들이 현금을 비축하며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이 붕괴하면 마지막까지 강세를 보였던 종목일수록 낙폭이 가장 크고, 기초 체력이 탄탄한 종목이 가장 먼저 회복한다. 단 너무 이른 매수는 금물이다. 이익률이 낮거나 저금리 덕분에 겨우 버텨온 좀비기업은 붕괴 과정에서 사라진다. 반면 제약주 등 비인기 업종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 달러는 여전히 가장 안전한 피난처로 평가받으며, 금은 최후의 안전자산으로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찰스 킨들버거는 금융위기 때마다 시스템을 지탱할 '최종 대부자'의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그 역할을 맡은 이는 미 재무장관 행크 폴슨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이 팽창한 재정적자와 누적된 부채, 정책 리더십의 약화 속에서도 여전히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다음 위기에서는 혹시 카프로스식 '베일인(bail-in)', 납세자 대신 예금자들의 현금 일부를 강제 징수해 금융 시스템을 구제하는 방식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처드 해리스 홍콩 컨설팅 기업인 '포트셸터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Amid fragile markets, how to predict when the bubble will burst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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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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