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조법 복원·특허 등록
민간 이전까지…안료 산업화 본격화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과학적으로 복원한 전통 인공 안료 '동록(銅綠)'을 지난달부터 보물 '춘천 청평사 회전문' 단청 공사에 적용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동록이 국가유산 수리 현장에 쓰이기는 처음이다.
동록은 조선 시대 궁궐과 사찰 단청, 벽화, 불화 등에 널리 사용됐던 녹색 안료다. 연잎 색을 띠어 '하엽(荷葉)'이라고도 불린다.
근대에 화학 안료가 도입되면서 제조 기술은 단절됐다. 연구원은 2019~2022년 고문헌 조사와 기존 단청 분석을 바탕으로 재현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동록이 천연 광물을 곱게 빻아 만든 것이 아니라, 구리나 청동의 부식물을 가공해 얻은 인공 안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과학적으로 전통 제법을 복원해 2023년 6월 국유특허로 등록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통 안료 제조업체 가일전통안료와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고 기술을 이전했다. 이후 생산 시험 라인 구축, 현장 기술 자문, 품질 분석 등이 이뤄졌고, 올해 3월 동록 안료 상품 한 종이 출시됐다. 이 제품이 10월부터 춘천 청평사 회전문 단청 공사에 적용되고 있다.
춘천 청평사 회전문은 조선 중기 건축사 연구에서 중요한 유적이다. 그러나 보수 과정이 반복되면서 단청 문양의 원형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현재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과 기존 단청 흔적을 토대로 문양이 복원되고 있다.
시공을 맡은 주광관 단청장 이수자는 "동록은 전통의 색감을 충실하게 재현하면서도 발림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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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복원 연구부터 생산과 현장 적용까지 약 7년이 걸린 성과"라며 "단절됐던 전통 재료와 기술을 되살리고 산업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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