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붙잡는 과정서 대규모 풋옵션 소멸 계약
1심 "강사 막기 위한 경영 판단…배임 아냐"
국내 대형 사교육 업체 대표가 스타강사들과 재계약하면서 약 150억원 규모로 추산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부담을 회사 자금으로 정리한 행위는 배임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교육 업체들이 스타강사 영입전을 치르던 상황에서, 강사 이탈을 막기 위한 경영 판단이었단 취지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최욱진)는 최근 사교육 업체 A사가 전 대표(설립자) B씨를 상대로 낸 약 1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사의 주장을 일부만 받아들여 "B씨가 8억6600만원 및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표가 풋옵션 부담 져라' 조건…실제 풋옵션 정리는 회삿돈으로
국내 대형 사교육 업체 대표가 스타강사들과 재계약하면서 약 150억원 규모로 추산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부담을 회사 자금으로 정리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배임이 아니다"라고 최근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2018년 기존 대출을 새 대출로 바꾸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A사는 모 금융사로부터 640억원을 빌렸는데, 금융사는 별도 선행 조건을 요구했다. 당시 강사들은 IPO가 무산될 경우 회사에 보유 주식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갖고 있었는데, 이 선행 조건에 따라 최종 매수 부담이 회사가 아닌 B씨 개인에게 넘어가는 구조로 바뀌었다.
문제는 2020년 새 대주주가 들어오면서 발생했다. 대주주는 "풋옵션이 회사 부채로 남아있으면 곤란하다"며 정리를 요구했다. 이에 A사는 강사들과 재계약하면서 풋옵션을 포기하도록 했고, 대신 총 171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다.
A사는 2023년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B씨가 개인적으로 져야 할 150억원가량의 빚을 없애려고 회삿돈으로 강사들과 과도하게 비싼 계약을 맺었으며, 이는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이 같은 행위를 배임으로 보지 않았다. 대출 과정에서 금융사 요구로 풋옵션 부담이 B씨에게 이전된 것처럼 계약서가 작성된 것은 대출 리스크 관리를 위한 형식적 조치일 뿐, 실질적 부담 주체는 여전히 회사라는 이유에서다.
대출 조건으로 떠넘겨진 부담…재판부 "실직적인 지급의무는 여전히 회사에"
우선 재판부는 풋옵션의 성격과 관련해 "강사들 입장에서 신주인수대금은 A사가 지급해야 할 전속계약금 중 일부였고, 풋옵션은 전속계약금 전액 보전을 위한 수단"이라고 판시했다. 즉 풋옵션은 B씨의 개인 채무가 아니라 원래 회사가 부담해야 할 대상이었다는 취지다. 또한 당시 교육 업체들이 강사 확보전에 사활을 걸고 있던 점도 언급했다.
당시 교육 업계 경쟁 상황도 고려했다. 재판부가 인용한 한 컨설팅 업체 보고서는 "관련 시장 내 핵심 경쟁력은 다과목 1타 강사 포진 기반 강사 라인업"이라며 "재계약 성공으로 향후 다년간 안정성을 확보했지만, 적극적 홍보를 통한 잠재 이탈 고객 방어 및 후임 강사 육성이 지속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명 한국사 1타 강사가 풋옵션 행사 문제로 전속계약을 해지한 전례도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B씨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과도한 대가를 지급하여 연장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공식적인 내부결재 절차 등을 거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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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다른 쟁점에선 B씨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B씨가 투자조합에 지급한 RCPS(상환전환우선주) 특별상환금에 대해 재판부는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는데 돈이 지급됐고, 적법한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족을 유령직원으로 등재하거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쓰도록 한 점 등도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A사와 B씨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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