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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손해볼 수 없다" 눈치싸움에 석화 구조조정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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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감축안 제출시한 2달 앞
"누가 먼저 감축하나" 신경전
외부 컨털팅 통해 대응 모색
정부 압박에 조정안 기대도
이해관계 복잡 성사 미지수

여천NCC가 에틸렌 생산을 다시 확대하는 방안을 꺼내든 건 구조조정을 둘러싼 석유화학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석유화학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게 작용한다. 진입 문턱이 높아 특정 기업이 생산에서 손을 떼면 나머지 경쟁사들이 이익을 차지하는 구조 때문이다. 여천NCC가 우리만 손해 볼 수 없다고 반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산업 재편을 위해 정부가 요구한 자율 감축안 제출 시한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업계 전반의 진척은 사실상 없다. 정부가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누가 먼저 감축하느냐'를 둘러싼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만 손해볼 수 없다" 눈치싸움에 석화 구조조정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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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뿐 아니라 울산석유화학단지 역시 기업 간 의견 차이가 뚜렷하다. 울산산단 내 SK지오센트릭·에쓰오일·대한유화는 감산 범위와 통합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각자 외부 컨설팅을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증설 이후 울산 재편 과제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했으며 대한유화는 BCG를 포함해 맥킨지앤드컴퍼니·베인앤드컴퍼니를 후보군에 두고 검토 중이다. SK지오센트릭은 후보군도 정하지 못한 채 가장 컨설팅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만이 속도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산단 차원의 감축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회사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제출 시한도 임박해 공식 합의가 현실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각사별로 다른 컨설팅 결과를 놓고 '누가 먼저 감축에 나설 것인가'를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연말까지를 '골든타임'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감축 규모나 책임 분담, 지원 조건이 명확하지 않아 합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석화산업 구조조정 속도전을 주문한 만큼 연말까지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안은 어떻게든 마련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마지막 기획이고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무임승차 기업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축 참여 기업에는 금융·세제·R&D를 연계한 지원을 예고한 상태다. 금융권 지원이 끊길 경우 석화기업이 생존하는 건 어렵다. 산업통상부는 산단별 1~2개 공장만 남기는 수준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산단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석유화학 공정은 정유→분해→유도체로 이어지는 체인 구조여서 한 공정의 축소가 다른 공정의 수급과 단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다. 여수와 울산처럼 대형 산단의 경우 파이프라인, 스팀, 전력 등 유틸리티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 기업의 감산이 다른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가격 사이클이 하락 국면에 있을 때 감산을 서두르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점도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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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단기 반등 신호가 나타나면 재가동 명분이 생기고 감축 동력은 약화될 수 없다. 여수와 울산산단 기업들이 감산이나 설비 폐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연말 시한까지 가야 최소 합의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중국발 공급 과잉을 고려하면 생존의 위기"라며 "산단별 구분 없이 뼈를 깎는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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